1020세대의 일상 공유는 이전부터 있어왔다. 24시간만 게시되는 SNS 스토리 혹은 블로그를 통해 하루하루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알리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이제는 공유되는 일상의 범위가 지엽적인 부분까지 확장하고 있다.
일정 관리 기능에 SNS 기능까지 합쳐진 애플리케이션 투두메이트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에서 작년 7월 생산성 부문 1위를 기록한 뒤 지금까지 계속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투두메이트의 주요 사용자는 1020세대들이다. 안드로이드 사용자 기준 전체 사용자 가운데 10대가 30%, 20대가 47%를 차지한다.
SNS와 친숙한 10~20대에게 개인 일정은 공유하기 꺼려지는 사생활이라기보다 코로나19의 비대면 상황 속 자신을 표출하는 하나의 정보이자 수단이 됐다.
대학생 이민서(21)씨는 특별한 일정뿐 아니라 ‘8시에 기상하기’, ‘나가면서 쓰레기 버리기’ 등 사소한 일상들도 모두 기록한다. 일정 완료 체크를 할 때마다 팔로우를 맺는 사용자들에게는 알람이 가고 서로 스티커를 붙여주며 응원을 주고받기도 한다. 민서 씨는 얼마 전까지 휴대폰 기본 달력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했지만, 친구들과 일정을 공유하기 위해 최근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대학생 김현서(20)씨는 “이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 서로 스티커를 붙여 주면서 응원해줄 수 있어 소통하는 기분이 든다. 어떻게 살고 있는지 공유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유대감도 쌓인다”고 밝혔다. 김시현(15)군도 “학교에 못 가고 혼자 공부하다 보면 외로울 때가 있다”면서 “친구가 일정을 완료했다는 알람을 받으면 그래도 친구와 함께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일정 공유 애플리케이션 사용이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시간으로 위치가 공유되고원치 않는 타인에게 노출이 될 지도 모른다는 점 때문이다. 대학생 이지안(21)씨는 “친구 공개로 설정해서 친구로 맺은 사용자들만 볼 수 있게 일정을 올리기는 하지만, 일정에 거주지를 유추할 수 있는 정보들을 올릴 때면 개인 정보 유출 걱정이 된다”고 전했다.
전문가는 일상 공유 확대를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봤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1020세대의 일상 공유 확대를 SNS의 확장성으로 설명했다. 임 교수는 “과거 SNS에서는 외모, 취미 등 일부 외적인 면만 보여줬다면, 이제는 인성, 성실함, 대인관계 등 내적인 측면도 활발하게 보여주는 실존에 가까운 기능으로 확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며 “진화적으로 수만 년 동안 함께 살아온 만큼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에서 멀어져 있어도 서로 함께하려는 행동은 지속될 것”이라 전망했다.
박주하 쿠키청년기자 jhpark@sog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