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민주당은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콘클라베 방식을 활용하기로 했다. 우선 오는 24일 172명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1차 투표를 진행한다. 여기에서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받으면 곧바로 원내대표로 선출된다.
그러나 해당자가 없으면 2차 투표를 통해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2차 투표 당선 기준은 과반이다. 2차에서도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등을 대상으로 결선 투표까지 진행한다.
이러한 가운데 박 의원이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이재명계로 꼽힌다.
박 의원은 20일 “나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 개혁과 민생을 야무지게 책임지는 강한 야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정치 보복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당한 정치 보복을 기필코 저지하겠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상임고문을 향한 탄압 수사만큼은 반드시 막아내겠다”라며 “정치보복과 검찰전횡이 현실화되면 모든 걸 내걸고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민생·개혁 입법과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이는 앞서 이 상임고문이 대선 공약을 내세운 정치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의원은 “한국사회의 기득권을 청산하고 공정한 사회질서를 만드는 일에 필요한 입법을 반드시 관철하겠다. 대선 과정에서 공론화되고 여야가 약속한 추경, 민생입법, 대장동 특검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략적 반대’는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역사적 퇴행, 부정부패, 무능과 독선은 비타협적으로 시정하면서 국민과 국익을 위한 국정에는 지혜롭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원내대표 후보군으로는 김경협, 박광온, 안규백, 이원욱 의원 등이 꼽힌다. 이중 이원욱 의원은 21일 노영희의 뉴스인사이다에 출연해 “이번 원내대표는 독배라는 평가가 있다”라며 “지금과 같은 시기에 민주당을 위해 노력해 온 걸 오히려 더욱 쏟아야 할 시기다. 지금이야말로 민주당을 새롭게 탄생시킬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해 도전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매끄럽게 이뤄질지는 다소 의문이다. 민주당이 계파 청산을 이유로 공식 입후보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후보자들이 각 의원에게 개별적으로 접촉하는 것도 금지했고 다른 의원을 통한 대리 선거운동도 막았다. 득표수도 공개하지 않는다.
결국 콘클라베 방식을 채택한 탓에 오히려 계파 간의 표 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이재명계 박홍근 의원과 이낙연계인 박광온 의원, 정세균계인 이원욱 의원의 표대결이 성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용빈 민주당 의원은 21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민주당에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원내에 들어온 사람이 많다. 이들의 선택에 따라 결과가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콘클라베 방식을 채택하기로 한 본질적인 취지에 맞는 원내대표 선거가 펼쳐져야 한다. 투표자와 출마자가 콘클라베 방식을 선택한 취지를 이해해야 한다”라며 “형식과 절차보다는 당을 위한 마음이 먼저가 돼야 한다. 당심과 민심의 차이를 줄이고, 당내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원내대표 선거가 치러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