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용산 이전과 관련해 한 차례 맞붙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회동’을 두고도 다시 충돌했다.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이 직접 회동 의사를 결정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러자 윤 당선인 측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오전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윤 당선인이) 다른 이들의 말을 듣지 말고 직접 판단해주시기 바란다”라고 말했다고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또한 “두 사람이 만나 인사하고, 덕담하고 혹시 참고될 만한 말을 주고받는 데 무슨 협상이 필요한가”라며 “당선인이 대통령을 예방하는 데 협상과 조건이 필요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 환한 얼굴로 손잡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국민 입가에 미소가 돌아야 하는 일”이라고도 표현했다.
이는 대통령-당선인의 회동이 늦어지는 상황에 대한 청와대의 불편한 속내가 공개적으로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간의 실무 협상과는 별도로 만남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반면 윤 당선인 측도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김은혜 윤 당선인 대변인은 24일 “윤 당선인의 판단에 마치 문제가 있고, 참모들이 당선인의 판단을 흐리는 것처럼 언급한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부 인수인계가 원활치 않은 상황”이라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와 경제위기 대응이 긴요한 때에 두 분의 만남을 ‘덕담 나누는 자리’ 정도로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도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