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윤석열 정부의 총리직을 고사했다. 이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총리 인선 작업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안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출마설 등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도 선을 그으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당권도전 가능성은 열어뒀다.
“직접 내각 참여 않는 것이 尹 부담 더는 일”
안 위원장은 30일 오전 서울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뒤 “인수위원장으로서 다음 정부에 대한 청사진과 더 좋은 그림, 방향을 그려드린 다음에 직접 내각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부담을 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그것이 당선인이 생각하는 전체적인 국정운영 방향을 잡는데 더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전날 윤 당선인과 면담을 통해 이같은 의견을 전했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내가 총리직을 맡기보다 오히려 당선자 분께서 뜻 펼칠 수 있도록 본인이 국정운영 방향에 맞는 좋은 분을 찾으라고 말씀드렸다”며 총리 후보자 제안 사실도 없다고 전했다.
안 위원장은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 한번 선거를 치른다는 게 초인적인 일정과 정신력이 필요하다”며 “최근만 하더라도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대선까지 두 번 (선거를) 치렀다. 더 집중해서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총리직을 고사하게 된) 주요한 부분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작용했다”고 했다.
총리 인선 속도 붙을 듯… 4월초 발표
안 위원장의 ‘내각 불참’ 선언에 따라 윤 당선인의 총리 인선 속도도 빨라지게 됐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어제 안 위원장 뜻이 (윤 당선인에게) 전해졌고 본격적인 총리 인선도 지금부터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며 “말씀드린 마지노선으로 4월 초를 넘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총리 후보자는 4월 초 발표될 예정이다. 4월3일 총리 후보가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 윤 당선인은 최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으로부터 총리 후보군을 보고받고 이 중 5배수 가량을 추려 인사검증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변인은 “총리 인선은 총리와 대통령 비서실장, 경제부총리 등 전체 큰 틀 안에서 결정돼야 한다”며 “원팀으로 이어갈 최적임자를 찾고 있다. 유능한 정부로 일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후보를 알아보고 검토·검증 작업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 지지기반 넓히는 일 할 것”
안 위원장은 향후 행보에 대해 “당의 지지기반을 넓히는 일들, 정권이 안정될 수 있는 그런 일들에 공헌할 수 있는 바가 많다고 생각하고 그런 일들을 하고자 한다”며 당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이준석 대표의 임기가 내년인데 지금 당장 그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또 “1년이면 한참 뒤고 그동안 많은 일들이 생길 텐데 정치에선 장기계획을 세운다고 그대로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6·1 지방선거와 관련해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6·1일 지방선거에서 선대위원장을 맡을 생각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당 대표 결심이니 인사권자가 판단할 몫이다. 제가 하겠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며 ”당 개혁의 가장 큰 힘은 국민이다. 국민이 이 당은 개혁돼야 한다고 민심이 모이게 되면 정당이라는 건 거기에 따라 바뀔 수밖에 없다. 중요한 건 그런 민심“이라고 답했다.
한편 안 위원장은 지난 2주간의 인수위 활동과 관련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금까지 꿈꿔왔던 국정 전반에 대한 일을 직접 계획하고 펼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훨씬 보람있었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서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에 청사진을 제대로 그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