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경유 등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리터당 2000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액화석유가스(LPG) 가격도 함께 오르고 있다. 서민 연료로 불리는 LPG는 택시업계를 비롯해 소상공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만큼 가격 인상에 따른 민생경제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1일 국내 LPG 수입업체 E1에 따르면 이달부터 국내 LPG 공급가격이 킬로그램당 140원씩 오른다. 3월에 킬로그램당 60원이 인상된 이후 오름폭이 두 배 이상 커졌다.
가격 인상은 우크라이나 사태 영향이 크다. LPG는 러시아에서 직수입하진 않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국제 LPG 가격이 전방 상승하면서 영향을 받았다. 또 국제 환율과 운임비 인상이 국내 LPG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E1 관계자는 “국내 LPG 가격 결정 시 국제 가격과 환율, 운임비 등을 따져 책정하는데 최근 모두 크게 올랐고,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가 오름세 영향도 받았다”며 “킬로그램당 200원가량의 인상 요인이 있었음에도 국내 소비자 부담 등을 감안해 일부만 반영해 140원 인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통상 LPG 가격은 국제 유가 동향과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LPG는 천연가스전이나 유전에서 분리 추출하거나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생산되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 국제 LPG 가격도 약간 시차를 두고 따라 오르는 식이다.
LPG 가격 상승은 민생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 등유 등 석유 연료보다 값이 싼 까닭에 소상공인과 택시업계가 주로 영업용으로 사용해 오고 있다. 수익성 문제로 도시가스 배관 도입이 어려운 시골 지역이나 낙후된 주거지역에서도 아직 난방용 연료를 쓴다.
두 달 사이 국내 LPG 공급가격이 200원가량 오르면서 택시 기사들은 수입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경기도에서 개인택시를 운행하는 한 기사는 “최근 코로나 확산세로 때문에 손님이 눈에 띄게 준 반면 LPG 가격은 오르면서 택시 영업을 하는 기사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며 “정부가 유류세를 30% 인하한다고 하는데 내려가는 가격은 몇십 원 수준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5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유류세 인하 폭 확대 방안 등을 최종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