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불패’ 행진을 이어가던 서울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 청약이 진행된 서울 강북구에서 미분양, 한자릿수대 경쟁률 등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면서다. 업계에선 부동산 시장 불안정성이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최근 서울 강북구에서 잇단 청약 성적 부진이 확인되고 있다. 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분양한 ‘한화 포레나 미아’가 전날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평균 7.3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328가구 모집에 2374명이 신청했다. 두 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보인 주택형은 전용면적 59㎡A(23.7대 1)와 39㎡A(12.6대 1) 뿐이었다.
미계약 물량이 나오기도 했다. 서울 강북구에 공급하는 ‘북서울자이 폴라리스’는 전체 295가구 가운데 18가구의 미계약 물량이 나왔다. 올해 첫 서울 분양지로 지난 1월 청약접수가 진행돼 34.4대 1의 경쟁률로 마감했다. 그러나 고분양가 논란으로 미계약분이 발생했고 청약통장을 쓸 필요 없는 무순위 청약이 진행됐다.
주요 원인으로는 시세 대비 높게 책정된 ‘분양가’가 꼽힌다. 강북구는 투기과열지구지만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아 주변 시세와 비슷한 수준에 공급됐다. 북서울 자이폴라리스 분양가는 전용면적 84㎡ 기준 9억9600만~10억3100만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한화 포레나 미아는 이보다 1억원 가량 비싼 10억8921만∼11억5003만원이다.
불안정한 시장 상황도 요인으로 지목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변화하는 부동산 정책, 금리 변화 등의 영향으로 투자수요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책이 바뀔 수 있는 변화기를 맞이한 만큼 향후 집값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며 “이전보다 소비자들이 신중해졌다”고 평가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금리가 올라가는 시기다. 미국에서 기준금리를 계속 올린다고 했고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출을 이용한 투자 수요층들이 빠지게 됐고 청약률이 떨어지게 된 것”이라며 “실수요층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면서 청약률에 예전보다 떨어졌다”고 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