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해 실형 1년을 구형했다. ‘채널A 사건’과 관련해 한 부원장에 대해서는 무혐의 결정을 내린 다음날 내려진 구형으로 더욱 주목된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부장판사 정철민) 주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 발언으로 피해자(한동훈 검사장)가 심각한 피해를 당했음에도 사과는 없었고 재판까지 합의도 없었던 데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징역 1년형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아무런 근거 없이 파급력 있는 라디오에 출연해 허위 발언으로 검찰 수사의 독립성과 공정성, 신뢰에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별다른 범죄 혐의가 없는데도 피해자가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피고인을 불법 사찰·뒷조사를 했다는 등 가짜뉴스를 양산해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킨 중대한 사안”이라고도 부연했다.
유 전 이사장은 지난 2019년 12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 등 여러 채널을 통해 대검 반부패강력부가 2019년 11월 말 또는 12월 초 본인과 노무현재단 계좌를 불법 추적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돼 현재 재판 중이다.
유 전 이사장 측은 고발 이후인 지난해 1월 노무현재단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고, 허위 주장임을 인정했지만 이어진 재판에서는 명예훼손 혐의를 부인해왔다.
이날 열린 결심 공판에서 유 전 이사장의 변호인은 “공소사실 발언 모두 한 검사장과 채널A 이동재 기자의 위법한 수사와 취재를 비판한 게 주된 내용”이라며 “재단 계좌 관련 내용은 극히 일부로 구체적 사실 적시가 아닌 추측이나 의견일 뿐”이라고 항변했다. 이어 “구체적 사실 적시였더라도 피고인은 이를 사실이라고 믿을 상당한 근거가 있었다”고 부연했다.
한편, 재판에 참석한 유 전 이사장은 “이 재판은 입증하지 못할 의혹을 제기한 제 오해로부터 비롯돼 검찰과 법원의 귀중한 인력·예산이 소비됐다는 점에 대해선 죄송하고, 한 검사장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생각지는 않지만 절 비난하는 그분의 심정은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처벌받아도 어쩔 수 없고 한 일에 대한 후회도 없다”며 “다시 그런 상황이 생겨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전 이사장의 선고 공판은 6월 9일 열린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