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휠체어 폭보다 좁은 엘리베이터 진입로” 

“전동휠체어 폭보다 좁은 엘리베이터 진입로” 

김훈배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 장애인 이동권 현실문제 지적

기사승인 2022-04-22 21:46:17
전국장애인철폐연대(전장연) 소속 장애인들이 22일 오전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하라는 장애인 단체의 투쟁이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실제 9호선 일부 역사 엘리베이터는 전동휠체어가 진입할 수 없는 규격으로 설계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관련 고시가 제정되기 전 설계된 탓에 장애인의 이동권이 제약됨에도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김훈배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은 22일 한 인터넷 매체에 기고글을 통해 실제 지하철 역사에서 장애인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 7일 양천향교역에서 발생한 전동휠체어 장애인 추락사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과 함께 실질적인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현실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김 위원은 “지난 9일 밤 무작정 (지난 7일 전동휠체어 장애인 추락사고가 발생한) 9호선 양천향교역에 방문해 확인한 결과 정확한 폭을 알 수는 없었지만 눈으로 보더라도 전동휠체어를 타는 당사자들이 탈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좁았다”면서 “엘리베이터가 있음에도 이용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가 존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 엘리베이터 입구가 굉장히 좁았기에 돌아가신 분께서 에스컬레이터를 탔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사회적인 노력과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김 위원은 “국토부가 고시한 ‘도시철도 정거장 및 환승‧편의시설 설계 지침’에는 엘리베이터 전면에는 휠체어 사용자의 승강을 위해서 1.5m×1.5m 이상의 유효공간을 확보한다고 규정돼 있지만, 2008년도부터 도입된 행정규칙으로 2004년 무렵 설계(2009년 개통)됐을 양천향교역은 이를 충족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분하면서 “에스컬레이터의 경우 한 계단당 폭이 100cm인 걸 고려하면, 고인 역시 전동휠체어의 폭과 승강구의 폭이 맞지 않아 탈 수가 없었고 리프트가 없는 상태서 어쩔 수 없이 에스컬레이터로 올라가려고 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짐작했다.

또 “더 큰 문제는 행정규칙에서 제시한 기준보다 훨씬 미달하는 전철역 및 엘리베이터가 많다는 것”이라며 “조금만 관심을 기울였으면 개선할 수 있었음에도 그런 노력조차 없이 사고로 이어진 만큼 황당하면서 어처구니없는 인재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훈배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 기고글 갈무리

해당 글이 전해지자 누리꾼들도 분노감을 드러냈다. 한 누리꾼은 “이런 역들이 곳곳에 많다”고 지적했고, 또 다른 이는 “저런 엘리베이터는 사람을 두 번 죽이는 거다”, “한숨밖에 안 나온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지난 몇 달간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전개했다가 잠정 중단했던 전장연은 21일 지하철 투쟁을 재개했다. 이들은 장애인의 현실적인 이동권을 보장해달라면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했으나 이에 대한 답변이 미흡해 시위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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