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경제단체들의 행보가 바빠지고 있다. 새 정부의 국정 파트너로 나서기 위한 치열한 물밑 경쟁부터 산업현장에서 발생한 불법행위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 대응과 관련해 개선을 촉구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재계 맏형 역할을 하는 대한상의는 경제단체 간 주도권 싸움에서 한발 앞서 있는 걸로 평가된다. 새 정부가 힘을 싣고 있는 부산월드엑스포 유치에서 접점을 가지고 있고 윤석열 당선인도 최태원 회장에게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직을 제안한 걸로 전해지면서 현재 지위를 계속 유지할 거란 전망이 크다. 또 이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시 개최가 예상되는 한·미 경제인 간담회에서도 대한상의의 역할론이 제기된다.
경총도 새 정부 출범에 맞춰 한미경제 협력, 규제 개혁 요구 등을 요구하면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지난달 13일부터 17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헤리티지 재단, 뉴욕의 미국 국제비즈니스협의회(USCIB) 등 미국 주요 싱크탱크와 경제단체를 방문해 한미 경제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경색된 한미 관계를 개선 노력하는 새 정부의 코드에 맞춰 일정 지위를 보장받으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또 경총은 문재인 정부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점들을 지적하면서 새 정부를 향해서는 법치주의 실현과 규제 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달 25일엔 ‘2021년 규제개혁 과제 종합건의 결과’를 발표해 지난해 정부에 건의 규제개혁 과제의 수용률이 10%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8일에는 최근 산업현장에서 노동계의 불법행위가 이어짐에도 정부가 미온적인 대응으로 일관해 불법행위를 확대·재생산해내고 있다고 쓴소리도 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재기를 노리는 전경련은 본인들의 강점인 해외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전경련은 한미재계회의 등 31개국 32개 경제협력위원회 등과 협력 보유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 탄탄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대통령의 미국 순방 시 전경련이 주관해 경제사절단을 주로 꾸렸다.
한편 오는 10일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는 경제5단체장이 모두 초청됐다. 취임식에 이어 만찬에도 초청돼 보이지 않은 신경전이 예상된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