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주 PER, 글로벌 22국 중 최하위 수준”

“국내 금융주 PER, 글로벌 22국 중 최하위 수준”

기사승인 2022-05-10 10:53:45
국내 주요 은행 계열 금융지주의 주가가 글로벌 금융사와 비교해 현저히 저평가 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국내 금융지주의 평균 PER(주가수익비율)과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36으로 미국(1.61)에 비해 77.6%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100대 은행 소속 22국 가운데 최하위 수준(21위)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우리나라 금융업의 주식 저평가 현황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국내 금융업종이 주요국의 글로벌 은행그룹과 비교해서도 큰 폭으로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곽준희 금융연구원은 “업종별로 국내 유가증권시장의 PER(주가수익비율)과 PBR(주가순자산비율)을 비교한 결과, 은행, 증권, 보험업 등 금융업이 주로 하위권을 차지하며 타 업종에 비해 저평가된 것으로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곽 연구원은 “국가별 은행그룹의 평균 PER 및 PBR을 비교하면 지난해 기준 한국은 글로벌 100대 은행 소속 22개국 중 21위를 차지했다”며 “지난해 국내 은행그룹의 평균 PBR은 0.36으로 미국(1.61)에 비해 77.6%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실제 국내 은행업종은 실적과 주가가 비례한다는 투자 공식이 통용되지 않는 주식이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주요 금융지주의 PER(주가수익비율)은 4~5에 불과하다. 10년 전 신한금융지주 주가는 현재(4만1200원)와 비슷한 4만1150원이다. 

반면 미국의 대표적인 상업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 10년 간 3배에 가까운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BOA)는 미국의 대형 상업은행 기업이다. 이 기업은 ‘투자의 대가’ 워런버핏이 투자한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BOA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주가가 급락했으나 이후 꾸준한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이자이익에 편중되지 않은 다각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자사주 매입과 배당성향 강화라는 주주친화 정책 등이 영향을 미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비이자이익 비중은 50%가 넘는다. 반면 국내 금융지주사의 비이자이익은 20~30%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증권 포트폴리오가 없는 우리금융지주의 비이자수익은 10%에 그치고 있다.

자본시장상품 판매에 따른 수수료 관련 이익도 미국 상업은행은 20.9%지만 국내은행은 10.4%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은행은 10년 전부터 상대적으로 IB(투자금융)와 트레이딩 등 비이자이익 비중 높아 저금리 시대 효과적으로 성장성을 이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배당성향과 자사주 매입과 같은 주주친화 정책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은행주는 배당주로 불리지만 이는 국내에 한정된 것이고, 해외 은행주의 배당성향(40% 이상) 비교한다면 상대적으로 배당성향이 낮다는 평가다.

지난 2020년 기준 BOA의 배당성향은 35.64%였고, 올해도 배당 규모를 종전 대비 최대 17%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 배당성향은 26% 수준이다. 

자사주매입에서도 국내 금융지주와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지난해 4월 BOA는 약 25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바 있다. 자사주 매입을 하면 주식의 유통 물량이 줄어들기에 일시적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규제도 주가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지난 2017년부터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주택담보대출)가 강화되면서 은행주의 주가 흐름도 함께 하방 압력을 받았다. 이는 규제로 인해 장기적인 이익 베이스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곽준희 연구원은 “이 같은 저평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개별 금융회사의 수익성 제고 및 주주친화적 배당정책 뿐만 아니라 금융업 전반의 경영문화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당국은 금융업 발전을 위한 제도적 지원과 함께 감독 규제 체계 상 비효율성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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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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