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스트(The Specialist, 1994)’와 다이아몬드칼라 [정동운의 영화 속 경제 이야기]

‘스페셜리스트(The Specialist, 1994)’와 다이아몬드칼라 [정동운의 영화 속 경제 이야기]

정동운(전 대전과학기술대학교 교수)

기사승인 2022-05-12 08:54:16
정동운 전 대전과기대 교수
최고경영자는 회사 업무 전부를 시야에 둔 제네럴리스트이고, 부하는 각 분야에 정통한 스페셜리스트이다. 그 스페셜리스트가 최고경영자와 같은 발상이나 의견을 가진다면 그 사람은 한 마디로 말해 필요 없는 존재다. 최고 경영자에게는 스페셜리스트의 의견이 필요하다. 그것도 예상을 완전히 뛰어넘는, 스페셜리스트의 참신한 의견을 기대한다. 사원으로서 성장하고 싶다면 자신의 담당분야에 전문가여야 한다. 적어도 사장보다는 정통한 게 당연하다. - 호리바 마사오, '일 잘하는 사람 일 못하는 사람' 중에서

<스페셜리스트(The Specialist, 1994)>는 제목 그대로 한 여인 메이(샤론 스톤)를 둘러싼 두 가지 유형의 폭파전문가의 대결을 보여준 단순한 내용의 영화이다. 하지만 전문가라는 데 초점을 맞춰 보면, 실력만 있다고 진정한 전문가 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네드(제임스 우즈)는 겉으로는 질서를 유지하는 선량한 인물로 보이지만, 자신의 실력을 이용하여 돈만 주면 어떤 일이라도 하는 악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반면에, 레이(실베스터 스탤론)는 질서유지라는 겉모습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이용하여 악을 제거하는 영웅적 인물이다. 그는 돈만 주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해야 할 일인가를 면밀하게 파악하여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신의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인물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이 영화는 직업윤리를 지닌 진짜 전문가와 직업윤리는 찾아 볼 수조차 없는 가짜 전문가, 이 둘의 대결을 보여주었다.


전문가로서 골드칼라와 다이아몬드칼라에 대해 살펴보자. ‘골드칼라(Gold Collar)’는 ‘프로페셔널 중의 프로페셔널’을 의미하는데, ‘지력(知力)과 더불어 심력(心力)을 가진 사람’을 뜻한다. 이 말은 1985년 카네기 멜론 대학의 로버트 켈리 교수가 저술한 '골드칼라 노동자'라는 책에서 최초로 사용한 용어로, 이전의 블루칼라(육체 노동자), 화이트칼라(사무직 노동자)와 달리 두뇌 노동자를 지칭하는 것이다. 나아가 원동연은 그의 저서 '5차원 전면교육학습법'(김영사, 2017)에서 21세기에는 ‘다이아몬드칼라(Diamond Collar)’가 주도할 것이라고 하였다. ‘골드칼라 중의 골드칼라’가 다이아몬드칼라다. 다이아몬드칼라의 사람은 ‘지력, 심력, 체력, 자기관리 능력, 인간관계 능력’이라는 다섯 가지의 요소를 전면적으로 계발하고 가꾸어서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함은 물론, 그 경험과 힘으로 다른 사람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지도자이다. 여기에서 이 다섯 가지 능력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① 지력(智力) : 참과 거짓을 구별할 수 있는 지적인 힘
② 심력(心力) : 알고 있는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드는 마음의 힘
③ 체력(體力) : 바른 삶을 실천할 수 있는 몸의 힘
④ 자기관리 능력(自己管理 能力) : 자신의 능력을 가치 있는 곳에 사용할 수 있는 힘
⑤ 인간관계 능력(人間關係 能力) : 공동체 의식을 갖고 남을 섬길 수 있는 힘

세계 일류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그 조직 내에 훌륭한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올바른 인생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다섯 가지 능력을 꾸준히 학습함으로써, 다이아몬드칼라의 인간이 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블루․화이트․골드는 모두 분명한 한 가지 색을 가지고 있다. 이에 비해 다이아몬드는 투명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오는 빛을 분산시켜 동시에 수십, 수백 개의 영롱한 빛을 발한다.

따라서 하나가 전체가 되는, 즉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해서 쉽게 깨지지 않고 여러 가지 아름다운 색을 분출할 수 있는 힘을 지닌 다이아몬드칼라의 인간이야말로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하고, 그것을 통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진정한 전문가임에 틀림없다. 그들이야말로 많은 사람들이 진정으로 가치 있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사람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2022년 5월 7일, 아름답고 당당했으며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했던 배우 강수연(1966~2022)이 우리 곁을 떠났다. 세 살 때 아역배우가 되었고, 1987년 <씨받이>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1989년 <아제 아제 바라아제>로 모스크바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75세가 됐을 때 영화 <집으로>의 할머니 역할을 하고 싶다”던 그녀는, <정이>를 남기고 하늘의 별이 되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도 그녀는 ‘다이아몬드’처럼 빛날 것이다.
최문갑 기자
mgc1@kukinews.com
최문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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