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던 복수의 지역에서는 공천 과정부터 잡음이 일면서 패배한 걸로 나타났다.
3일 쿠키뉴스가 6·1 지방선거 결과를 분석한 결과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다고 분석된 여러 지역에서 국민의힘 후보에게 자리를 내줬다. 경기 안산, 군포, 충남 천안 등이 대표적인 지역이다. 특히 근소한 표 차이로 패배하면서 민주당에게는 뼈 아픈 아쉬움이 남는다.
공천탈락에 불만을 품고 탈당해 무소속 출마한 경우부터 후보자 선정을 위한 경선룰을 문제 삼으면서 후보자가 확정된 후에도 선거를 적극 돕지 않는 등 민주당이 스스로 패배를 자초한 측면이 크다는 지적이다.
우선 경기 안산은 민주당 소속 현역 시장이었던 윤화섭 후보가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하면서 사달이 났다. 윤 후보는 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자 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표를 분산시켰다. 결국 이민근 국민의힘 후보가 제종길 민주당 후보를 불과 181표 차이로 앞서면서 12년 만에 지방 권력 교체를 이뤄냈다.
충남 천안도 민주당에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 지역 중 한 곳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현역 프리미엄을 지닌 채 선거를 치렀지만,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적지 않아 충분히 승산이 있던 지역이다.
하지만 후보자 경선 과정에서 경선룰을 놓고 일부 잡음이 일었고, 경선에서 떨어진 예비후보들이 원팀 정신을 강조하면서 지지 선언에 나섰지만 결국 힘을 받지 못했다. 앞에선 원팀 정신을 강조했지만, 실제 선거 과정에서는 적극 돕지 않았다는 후문도 전해진다.
경기 군포도 12년 만에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지방권력 교체를 이뤄냈다. 2010년 제5회 지방선거 이후에는 모두 민주당 소속 시장을 뽑을 정도로 민주당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지역이었지만, 이번에는 국민의힘 소속 하은호 후보가 현역 프리미엄을 지닌 한대희 후보를 불과 1134표 차이로 앞서면서 당선됐다.
20년 넘게 민주당만을 지지했다는 한 익명의 군포시민은 “군포는 민주당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지역 여론이 크게 악화됐다”며 “나도 이번에는 국민의힘 후보를 뽑았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런 지역이 전국에 다수라는 사실이다. 민주당은 광역지자체장 선거 기준으로 총 17곳 중 5곳에서만 승리했다. 민주당 텃밭이라고 불린 광주, 전남, 전북, 제주를 제외하면 경기도뿐이다. 어렵게 승리를 따낸 경기도지사 선거도 치열한 초접전 끝에 이뤄냈다. 김동연 민주당 후보는 불과 0.15%p(8913표) 차이로 김은혜 후보를 앞섰다.
이은영 휴먼앤데이터 소장은 3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공천이 잘못되거나 공천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민주당이 이길 수 있는 지역인데도 내어준 곳이 꽤 된다”며 “대표적인 곳이 안산과 천안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반성하고 쇄신하겠다는 태도를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 잘되기 위해서는 후보자 공천이 잘 된 것인지를 다시 따지고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