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코로나 발열자, 32만명대→5만명대…유행 진정세?

北코로나 발열자, 32만명대→5만명대…유행 진정세?

북한 코로나19 신규 발열자 수 5만명대로
치명률 0.002%…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
北 “특출한 방역 성과…객관적 사실”

기사승인 2022-06-09 06:16:01
북한 만수대창작사에서 ‘전체 인민을 악성전염병과의 투쟁에로 힘있게 불러일으키는 다양한 주제의 선전화들을 새로 창작해 내놓았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2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관련 신규 유열자(발열자)가 5만명대로 떨어졌다. 지난달 15일 32만2920여명으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신규 발열자 수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치명률이 0.002%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데다 방역 지표 발표에서 사망자 숫자를 아예 언급하지 않는 경우가 잦아 통계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조선중앙통신은 8일 국가비상방역사령부를 인용해 지난 6일 오후 6시부터 24시간 동안 전국적으로 발생한 발열자 수가 5만4610여명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에서 코로나19 확산 이후 유열자가 5만명대로 떨어진 것은 28일만이다.

북한이 처음으로 코로나19 감염 사례를 인정한 것은 지난달 12일이다. 같은달 15일 32만2920여명으로 최고치를 찍었다. 이후 17일에는 20만명대, 21일에는 10만명대로 줄었다. 이로써 북한의 코로나19 누적 발열자 수는 425만 3510여명이다. 이 가운데 415만 140여명이 완쾌됐고 10만 3300여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보도했다.

북한은 코로나19가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홍보하고 있다. 평양 시내에 도입됐던 방역 제한조치들도 지난달 말 사실상 모두 해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첫 코로나19 발열자 발생 이후 매일 아침 신규 및 누적 발열자, 완쾌자, 사망자 통계를 공개해왔는데 유독 사망자와 관련된 방역 지표 함구하고 있다. 북한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사망자 숫자를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은 앞서 지난달 28~29일, 지난 1~3일에도 사망자 통계를 밝히지 않았다. 북한이 방역 민심 이반을 우려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중앙TV가 지난 6일 공개한 전날 기준 지역별 유열자(발열환자) 통계. 연합뉴스 

하지만 발열자 규모에 비해 사망자가 너무 적어 북한 통계를 그대로 신뢰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일 북한이 공식적으로 밝힌 코로나19 사망자는 71명에 불과하다. 이렇게 되면 북한의 코로나19 치명률은 0.002%로, 세계에서 가장 낮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지난해 4월3일부터 지난2월26일까지 13만5348명을 대상으로 오미크론 변이 치명률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3차 접종 완료자의 치명률은 0.07%다. 반면 한 번도 백신을 맞지 않은 자의 치명률은 무려 0.6%에 달한다.

통일부 역시 코로나19가 안정화됐다는 북한의 주장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은 지난 3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현재 발표하는 내용으로만 봐서는 이른바 유열자와 사망자 수가 감소하는 등 외형상 북한 코로나 상황이 안정화되는 걸로 보인다”면서도 “이와 상반되는 보도들과 관련 소식들도 있는 것으로 잘 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서 발표하는 통계 산출의 정확한 기준과 내용을 확인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관련 사항을 정확하게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북한 주민은 백신 접종도 안 돼 있고 영양 상태도 좋지 않다. 의료 체계까지 열악한데 치명률이 이렇게 낮은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면서 “북한 당국이 발표한 수치를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지금으로써는 전체 인구 70~80%가 감염되는 ‘자연 감염’ 수준이 돼서 점점 유행이 잦아드는 걸 기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누적 확진자 숫자가 아직 그 정도 규모가 아니”라면서 “언제든지 변이 바이러스 영향 등으로 반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 대외 선전매체 메아리는 이날 ‘몽유병자들의 잠꼬대’라는 기고문을 통해 코로나19 통계 자료에 대한 국제사회 불신을 반박했다.

메아리는 “전 세계가 악성 전염병의 대소용돌이 속에 휘말려 들어간 속에서도 무려 2년3개월 동안이나 단 1명의 감염자도 없었던 우리 공화국의 특출한 방역 성과도 세계의 일반적 상황과 다르다는 이유로 불신의 대상이 된다”며 “하지만 전체 인민이 당과 위기의식을 함께 하며 고도의 자각적 일치성을 발휘해 이룩한 그 기적적인 성과는 적대 세력들의 주관적 욕망과는 관계없이 실재한 객관적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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