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전 4차접종?…효과 불신 극복 관건

겨울 전 4차접종?…효과 불신 극복 관건

현재 60세 이상 4차 접종 실시…접종률 30% 안돼
영국, 호주 등은 고위험군 한정해 접종
전문가 “백신 불신 극복 우선”

기사승인 2022-06-10 06:35:02
만 5∼11세 소아·아동에 대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난3월 서울 강서구 미즈메디 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의료진이 백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부가 하반기 전국민 대상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 실시를 두고 고심 중이다.

백경란 신임 질병관리청장은 9일 충북 오송 청사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백 청장은 동절기에 예상되는 대규모 재유행을 대비해 전국민 4차접종 계획이 있는지 묻자 “아직 확실하지 않다”면서 “유행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해외 동향을 파악해야 한다. 또 백신 접종 후 면역력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줄어드는지, 4차 접종 예방 효과 등을 종합 평가해 4차 접종 또는 가을철 유행 대비 접종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현재 4차접종은 고위험군인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요양병원·시설 입원·입소자와 종사자 등 면역저하자에 대한 4차접종은 지난 2월 시작됐다. 이후 2달 뒤인 지난 4월부터 3차 접종 완료 후 4개월(120일)이 넘은 60세 이상 연령층으로 대상이 확대됐다.

방역 당국은 4차접종으로 오미크론 변이 예방효과가 지속된다는 입장을 지속 밝혀왔다. 3차접종 후 시간 경과에 따라 중증, 사망 예방효과가 감소한다는 설명이다. 국립감염병연구소에서 2개 요양병원 입원자(58세~94세, 74명)를 대상으로 4차접종 효과를 연구한 결과, 3차 접종 완료한 경우에 비해 4차접종 후 항체가 크게 증가했다. 이스라엘에서는 3차접종 대비 4차접종 4주 후 감염은 2.0배, 중증은 3.5배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가 사실상 폐지돼 접종 동력이 소실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신을 맞고도 코로나19에 걸리는 돌파감염 사례도 잇따르며 시민 사이 백신 접종에 대한 회의와 피로도 적지 않다. 

지난달 29일 0시 기준 돌파 감염 발생 현황을 보면 3차접종 후 누적 돌파 감염 추정사례는 국내 3차접종 완료자 (3289만7980명) 중 26.4%인 869만6337명이다. 이 가운데 위중증자는 3959명, 사망자는 6772명이다. 4차접종 후 누적 돌파감염 추정사례는 국내 4차접종 완료자(345만6893명) 중 1.8%인 6만2415명 으로 위중증자 132명, 사망자 275명이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9일 충북 오송 질병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정부는 고연령대에 4차접종을 강력 권고하고 있지만 접종률은 낮다. 전날 60세 이상 고령자 1만6880명이 4차 접종에 참여, 이날 0시 기준 고령 인구 4차 접종률은 29.6%다. 30%가 채 되지 않는다. 연령별로는 80세 이상 초고령자의 4차 접종률이 44.4%로 가장 높고 70대 39.6%, 60대 19.5% 순이다. 

해외 다른 국가들은 어떨까. 호주는 16세 이상이면서 만성 심장 및 신경, 신장, 간 폐 질환이 있거나 심각한 비만이나 저체중, 면역력 저하자 등을 대상으로 지난달 30일부터 4차 접종을 시작했다. 이스라엘과 독일 등 일부 국가들은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4차 접종을 실시했다. 영국에서는 지난 4월 75세 이상 노년층과 면역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4차 접종을 시작했다. 가을에 그 대상을 확대할지는 검토 중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백신을 맞고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그 원인이 규명되지 않고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국민 접종은 신중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오미크론 변이는 후유증이 심각한 델타 변이와 달리 후유증이 대부분 경증으로 한 달 이내 끝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계속 오미크론 하위 변이가 이어진다면 굳이 전국민이 다 맞아야 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은 부작용 등 논란이 많지만 치명률 0.13%를 유지하게 해주는 등 방역에 가장 핵심 요소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면서 “많은 전문가들은 여름에는 확산세가 잔잔하다가도 겨울에 재유행이 오기 때문에, 늦어도 10월에는 어떤 식으로든 백신 추가접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할 필요는 없고 영국의 사례처럼 한정된 집단을 대상으로 실시하면 될 것”이라며 “독감 접종할 때 대상자가 많이 겹치기 때문에 함께 접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국민 사이에서 백신에 대한 불신이 크다. 현 방역 당국이 언제, 누구에게, 어떤 백신을 접종할지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국민을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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