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 총파업 사태로 건설업계 공사 진행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분양 시장 침체 및 금리 인상 등으로 타격을 받은 건설업계는 이번 화물연대 파업 사태까지 겹쳐 2분기 실적 부진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14일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화물연대 파업 여파로 육료수송이 사실상 중단되며 시멘트 출하량이 90% 이상 급감했다. 시멘트는 굳어버리기 전에 BCT(벌크시멘트트레일러)를 통해 빠른 운반을 요구하는데 현재 국내 BCT 차량 가운데 절반 이상이 화물연대에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건설업계는 난감한 입장이다. 레미콘 제조 중단 및 시멘트 재고 보충 불가로 공장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화물연대 총파업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원자재 공급 부족으로 공사 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건설업계는 앞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상하이 봉쇄 여파로 급등한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타격을 받았다. 건설업계 조사 결과 지난해 초 톤당 71만5000원 수준이던 철근값은 올해 6월 유통사 공급가 기준 117만7000원으로 65%나 상승했다. 시멘트 가격은 지난해 톤당 7만원대에서 올해 초 9만2000원대로 최대 17% 올랐고 레미콘 가격도 13% 올랐다.
나이스신용평가 기태훈 본부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은 건설업 수익성 저하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도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인한 2분기 시멘트 및 목제품 등이 원자재 가격 지속 상승을 전망하며 건설업계의 타격을 예고했다.
더불어 분양 시장도 침체됐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4월 기준 전국 주택 착공실적은 3만4417가구로 전년 동기 4만5262가구 대비 24.0% 감소한 것으로 발표했다. 4월 전국 주택 분양 물량은 1만3620가구로 지난해 같은 시기(2만6962가구) 대비 반토막이 났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주책 착공과 분양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대출 규제 강화 및 금리 인상에 이어 이번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해 분양 시장 활성화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연이은 악재에 건설업계 2분기 실적 부진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HDC현대산업개발(-28.1%), DL이앤씨(-14.03%) 등이었다.
또한 지난 1분기 건설사들이 예상 실적치를 하회한 어닝쇼크를 기록한 점이 주목된다. 1분기 연결 기준 현대건설 영업이익은 17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6% 감소해 증권가 예상치보다 11.14%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GS건설도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153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13.23% 하락 및 증권가 예상치를 17% 하회한 어닝쇼크를 기록한 바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계 2분기 실적은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자재가격상승에 따른 수익성 및 수주상황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의 주택공급확대와 인프라 투자 등 긍정요인들이 현재진행형이라 아직 변수는 남아있다”고 밝혔다.
그는 건설업계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다른 요소들에 대해 “건설업 자체가 경기를 타는 산업이라 전반적인 경기변동이 잠재위험”이라며 “이는 현재 건설업체들이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김형준 기자 khj011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