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이준석, ‘기강 잡는’ 우상호…‘혁신위 vs 비대위’

‘흔들리는’ 이준석, ‘기강 잡는’ 우상호…‘혁신위 vs 비대위’

이준석 “흑화하게 하지 마라”
우상호 “계파싸움 엄하게 다스릴 것”
신율 “같은 혁신이지만 내용 달라”

기사승인 2022-06-16 06:00:06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왼쪽부터)과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사진=박효상, 임형택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6.1 지방선거가 끝나고 양당이 ‘혁신’과 관련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각각 혁신위원회와 비상대책위원회를 설립하고 당내 개편에 나섰다.

15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는 ‘혁신위’ 카드를 꺼내 들고 전면 개편을 언급했지만, 시작부터 내홍을 겪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속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전면 쇄신을 약속했다.

혁신위는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추대하고 혁신위원 14명이 포함된다. 이 대표는 혁신위의 목표로 당원 민주주의 달성과 공천 방향 수정 등을 언급했다. 하지만 혁신위를 두고 국민의힘 내부 반응은 싸늘하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표와 SNS로 설전을 벌이면서 “혁신과 개혁, 변화가 언제든지 좋은데 갑자기 화두만 던지고 우크라이나로 갔다”며 “이 혁신이 무슨 혁신이냐”고 비판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도 “명분이 부족한 충고는 충고가 아닌 당 지도부 흔들기”라며 “지도부의 행보를 비판하는 명분으로 혁신위 출범을 했지만, 혁신의 방법을 놓고 치열하고 건전하게 토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혁신위 인사 추천을 두고도 문제가 발생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추천한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과 김윤 전 국민의당 서울시당 위원장을 추천했다. 이 대표는 정점식 의원은 국민의당 출신이 아니라는 점과 김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은) 고쳐 쓸 수 없는 정당’이라는 과거 발언을 한 것을 두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

당내 불만이 고조되자 이 대표는 지난 12일 취임 1주년 간담회에서 “1년간 괴롭혔으면 이제 그만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제가 흑화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경고했다. 또 혁신위에 대해 “그 과정은 민주적으로 진행할 것이고 제 의견의 색채는 더 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내부 단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팬덤정치와 관련해 천 개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조직화된 공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수박’과 같은 계파 갈등을 일으키는 단어를 쓰는 것에 대해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 비대위원장은 지난 12일 취임과 동시에 계파 갈등에 대해서 엄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수박이라는 단어를 쓰는 분들이 있다”며 “심지어 공당 대표에게 수박이라고 하는 것은 자기 모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인신공격과 흑색선전, 계파분열의 언어는 엄격히 금지하겠다”며 “당의 주요 인사와 의원 신분을 가지신 분들은 더 절제된 언어를 사용해달라”고 강조했다.

또 “문자가 1000통씩 들어오는 것은 약간 ‘조직화된 공격’으로 보인다”며 “팬덤문화에 대해서는 당이 한번 건강하게 토론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 비대위원장은 당내 강경 성향 모임인 ‘처럼회’를 해체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의원들이 공부하는 모임을 하는 것은 부정적이지 않다. 처럼회를 계파모임으로 보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비대위원장이 특정 모임을 해체하라고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이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갈등이 격화되면서 민생을 돌보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지난 14일 ‘민생우선실천단’을 발족했다. 민생우선실천단은 6개 현안을 분리해 물가안정대책팀과 코로나피해지원팀, 가계부채대책팀, 화물노동자 생존권보호팀, 납품단가연동제도입팀, 장애인권익보호팀 등을 담았다.

우 비대위원장은 “민생우선실천단은 유능하고 겸손한 민생정당을 향한 첫걸음”이라며 “코로나 위기의 고통을 회복하기도 전에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해 여파가 일상 전체로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삶에 보탬이 된다면 작은 것이라도 성과를 내는 민주당이 되겠다”며 “종합적인 민생안정대책을 마련하고 필요한 입법조치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양당이 혁신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내용은 완전히 다르다고 분석했다. 혁신위를 둘러싼 갈등은 이 대표의 입지 강화와 관련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민주당의 혁신은 계파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상황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5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우 비대위원장의 비대위는 정말 비상상황에서 성립된 것”이라며 “특정 계파로 인해 당이 힘들어질 상황이기 때문에 계파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 전당대회 규칙을 어떻게 만드는지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이긴 정당에서 혁신을 한다’는 혁신위 아이디어는 참신하다”며 “하지만 당내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해 내부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표의 혁신위와 자기 정치 언급은 당 대표의 입지 강화와 직결된 문제일 수 있다”며 “우 비대위원장의 입장과는 완전히 다른 상태”라고 전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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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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