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제철 수박 논쟁…처럼회는 정치 훌리건 [여의도 고구말]

민주당, 제철 수박 논쟁…처럼회는 정치 훌리건 [여의도 고구말]

이상민 “수박 논쟁 찌질해”
우상호 “처럼회 계파 아냐”

기사승인 2022-06-18 06:15:02
‘여의도 고구말’은 국회가 있는 여의도와 고구마, 말의 합성어로 답답한 현실 정치를 풀어보려는 코너입니다. 이를 통해 정치인들이 매일 내뱉는 말을 여과없이 소개하고 발언 속에 담긴 의미를 독자와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사진=박효상 기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식 업무를 시작하며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라는 당내 비하 발언 및 계파갈등 종식을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우상호 비대위원장의 발언을 비판하거나 당내 모임 ‘처럼회’ 해체를 주장하는 등 내부 갈등이 식지 않는 모양새다. 

“수박이라는 단어 쓰면 가만 안 두겠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임명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 내 분열을 종식시키기 위해 수박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기를 당부했다. 수박은 작년 이재명계 당원들이 이낙연계 당원들을 비난하기 위해 만든 단어다. 

우 비대위원장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수박이라는 단어를 쓰면 가만 안 두겠다”고 말했다. 

그는 “수박은 겉은 민주당인데 속은 국민의힘이라는 소리다”라며 “저열한 언어를 쓰지 말아 달라”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발언에 일부 인사들은 반발했다. 민주당 상근 부대변인을 지냈던 현근택 변호사는 “그 정도 비난도 견디지 못하면 의원 할 자격이 없다”며 “당원들이 비난하면 왜 비난하는지 생각하는 게 우선이다”라고 비판했다.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역시 수박이라고 불리기 싫으면 이낙연 지지자 집단과 결별을 선언하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 정치인이 수박이라는 멸칭으로 조롱당하기 싫으면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을 지지한 벌레 집단과 결별을 선언해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 

“수박 정말 맛있네요”

우상호 비대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하기 전 당내에서 친명계(친 이재명계)와 비명계(비 이재명계)의 수박 논쟁은 이미 벌어진 바 있다.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SNS에 “수박 정말 맛있네요~ 함께하고 계신 분들이 여름엔 역시 수박이 최고라고 합니다”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해당 게시글을 겨냥했다. 그는 SNS에 “국민에게 시비 걸듯이 조롱과 비아냥거리는 글을 올려 일부러 화를 유발하는 건 명백히 잘못된 행동 같다”며 “조롱으로는 건강한 지지 문화를 만들지 못한다”고 소리 높였다. 

이에 이원욱 의원은 “이재명 의원 강성 지지자들이 수박이라고 하니 필요하면 한여름에 국민이 원하는 시원한 대표 수박이 되겠다”고 반박했다.  

해당 논쟁을 바라본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회의원들 대화가 찌질하다”며 “이러다가 다음 총선에서 쫄딱 망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정치 훌리건 중심 ‘처럼회’ 해체하라”

처럼회에 대한 당내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이원욱 의원과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처럼회의 팬덤 정치와 검수완박 주도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원욱 의원은 처럼회를 직접 언급하며 그들이 이재명계라고 소리 높였다. 

이원욱 의원은 “대선 후 의원들이 ‘개딸’이라 자칭하는 사람들의 문자를 많이 받고 있다. 팬덤이라 칭하기엔 도를 넘은 사람들이 많다”며 “이재명 의원 팬덤 중 일부 정치 훌리건이 이를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변 많은 동료의원은 처럼회가 이재명 의원을 지지하는 모임으로 알고 있다”며 ”가장 먼저 정치 훌리건을 없애기 위해 나서야 할 사람들이 이재명 의원과 측근 정치인이다. 그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는 모임이 처럼회다“라고 주장했다. 

강병원 의원 역시 지난 14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처럼회가 검수완박을 주도했다”며 “처럼회 활동 등에 관해 정치적인 책임을 묻고 싶다”고 말했다. 

“처럼회는 계파 아닌 정파”

민형배 무소속 의원은 처럼회 관련 논란에 대해 일축했다. 그는 지난 15일 SNS에서 “처럼회를 계파로 모는 건 정치 폭력이다”라며 “처럼회는 개혁을 중시하는 의원 20명 정도의 연구모임이고 계파보다는 정파에 가깝다”고 밝혔다. 

우상호 비대위원장 역시 같은 날 기자간담회에서 “처럼회를 계파 모임으로 보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당내 계파 논쟁을 서둘러 진화하는 모습이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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