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갈등과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 행사에서는 155명의 민주당 의원이 참석해 자신의 의견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선거 패배와 팬덤 정치가 직격 당하면서 이재명 민주당 의원이 전면 압박을 받는 모양새다.
27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이 지난 23~24일 충남 예산군 덕산 리솜리조트에서 워크숍을 열고 연속 토론을 진행했다. 각 토론에서는 민주당의 쇄신과 혁신 과제, 당내 현안에 대한 의견들을 공개했다.
민주당 초·재선 의원들은 선거 3연패 원인과 팬덤정치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선거 3연패에 대한 변화와 쇄신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서울시장 후보와 보궐선거 후보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비판을 남겼다”며 “팬덤정치 극복과 디지털 윤리 강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최종 의견을 모은 워크숍 마지막 날 결의문 발표를 앞두고 정리한 내용에서도 선거 패배와 팬덤정치 문제점을 비판했다.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24일 리솜리조트 2층 스페이스 홀에서 “선거 캠페인은 민심에 맞지 않았고 공천과정은 국민상식에 맞지 않았다”며 “선거 패배 후 제대로 책임지지 않는 태도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팬덤정치와 계파정치에 대해선 “팬덤정치의 순기능과 역기능 의견이 제시됐고 무관심과 냉소, 혐오정치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 필요하다”며 “배타적 팬덤 정치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결별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소수의 폐쇄적인 정치에서 벗어나 중도와 세대 확장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며 “계파에서 국민으로 정치가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에게는 불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대선후보였고 6.1지방선거에서는 총괄선대위원장을 역임해 ‘선거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비판의 대상이 된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과 ‘양아들’(양심의 아들)로 언급되는 팬덤도 이재명 의원의 지지층 근간이기 때문에 편치 않은 상태다.
초선의원들이 이날 워크숍 이후 후속 과제와 전당대회 준비위 과제 등을 두고 자체 3차 간담회를 실시했다. 이 자리에서 고영인 민주당 ‘더민초’ 운영위원장은 “워크숍 이후 지도부 체제에서 선거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나오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며 “재선 의원 그룹도 그렇게 발표했기 때문에 이를 명확하게 하는 방식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민주당 워크숍에서 나온 의견들은 친명과 비명이 정치적 생명을 걸고 나온 의견일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하지만 각종 압력에도 결국 이 의원이 당 대표에 출마하게 된다고 전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7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친명과 비명이 차기 당 대표가 가진 공천권을 두고 하는 싸움으로 정치적 생명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이 의원 역시 당 대표에서 밀려나면 차기 대권도 바라보기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의원이 초기부터 강하게 나가지 않는 게 좋은 상황이다. 출마 시점이 짧을수록 전략적으로 더 좋다”며 “비판이 지속해서 나오더라도 결국 출마해서 당 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