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제약의 ‘고덱스캡슐(이하 고덱스)’이 급여 삭제 위기에 놓이자 간장질환 치료제 시장에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올해 제7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심의를 개최하고 6개 품목에 대한 건강보험약제 급여적정성 재평가를 실시했다. 심의결과 트란스아미나제(SGPT)가 상승된 간질환을 효능·효과로 하는 ‘아데닌염산염 외 6개성분 복합제’에 대해 급여적정성이 없다는 결론을 냈다. 이는 셀트리온제약의 고덱스다.

고덱스는 한서제약(셀트리온제약의 전신)이 개량신약으로 개발한 전문의약품이다. 앞서 2000년 1월5일 허가를 받고 건강보험급여 목록에는 2002년 등재됐다. 간장질환용제로 분류되며 간, 담낭, 췌장질환 치료제로 쓰인다. 현재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 가격은 1캡슐당 371원이다.

그동안 셀트리온제약에게 고덱스는 핵심 ‘캐시카우’ 품목으로 꼽혔다. 셀트리온제약이 발표한 지난해 경영실적에 따르면, 고덱스 단일 품목에서만 690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고덱스의 매출은 앞서 2019년 650억원, 2020년 657억원으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냈다.

제네릭 의약품이 없다는 점도 고덱스의 강점이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올해 4월까지 국내 특허목록에 등재된 1687개 의약품의 특허권 3088건을 분석해 특허권이 ‘존속기간 만료’나 ‘무효’ 등 사유로 모두 소멸한 753개 의약품 중 후발의약품이 출시되지 않은 품목을 선별했다. 그 결과 고덱스는 국내 생산 실적이 737억1200만원에 달하면서도 지난 2019년 11월 특허만료 이래로 후발 제네릭 의약품이 등장하지 않았다. 

이에 고덱스는 대체재 없이 국내 시장의 모든 수요를 독식할 수 있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0년 급여의약품 청구 현황에 따르면 고덱스의 연간 급여 청구액은 1198억4800만원으로 집계됐다. 해외 시장의 경우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한해 매출 규모가 197억4500만 달러로 파악됐다.

고덱스의 급여 삭제가 확정되면 대웅제약, 부광약품 등 간장질환 치료제를 보유한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일 가능성도 있다. 대웅제약은 용량에 따라 일반의약품인 ‘우루사정100mg’과 전문의약품인 ‘우루사정200mg’, ‘우루사정300mg’, 캡슐 제형인 ‘우루사캡슐250mg’ 등을 공급하며 이들 품목 모두 건강보험 급여목록에 등재된 상태다. 

부광약품의 경우 일반의약품인 ‘레가론캡슐’을 공급하고 있다. 레가로캡슐 역시 건강보험 급여목록에 등재된 상태지만, 지난해 11월 약제급여 적정성 재평가에서 급여적정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급여삭제 조치 위기에 몰렸다. 다만 부광약품이 해당 평가 결과에 대해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급여삭제는 집행정지된 상태다. 레가론캡슐의 급여는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셀트리온제약은 급여적정성 재평가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셀트리온제약 측은 “고덱스가 급여적정성 평가 항목에 선정된 이후, 지속적으로 임상적 유용성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자료를 업데이트해 제출해왔다”며 “이번 평가에서 ‘급여적정성 없음’으로 1차 결과를 발표했으나 이는 최종 평가결과가 아니며, 셀트리온제약은 즉시 자료를 보완해 가능한 빨리 이의신청을 제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유효성 평가 자료들을 바탕으로 이의신청 기간동안 심평원 및 복지부와 충분히 협의하고 회사 입장을 적극 소명할 것”이라며 “추후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의 최종 심의 결과로 해당 약제의 급여가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