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석으로 있던 더불어민주당 전북 남원·임실·순창 지역위원장이 조만간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비대위는 지난 13일 오전 회의를 열고 남원·임실·순창 지역위원장에 응모한 박희승 전 지역위원장과 이환주 전 남원시장 2인을 경선 후보로 압축했다. 이강래 전 의원과 김원종 전 청와대 수석행정관은 컷오프됐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라 지역위원장 선출이 경선으로 치러짐에 따라 박희승 전 위원장과 이환주 전 남원시장간 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남원·순창·임실 지역위원장 경선은 권리당원 100%로 진행된다.
박 전 위원장은 정치에 입문한 20대 총선에서 부터 21대 총선을 거치며 지역기반을 탄탄히 다져왔다.
이환주 전 시장 역시 남원에서 내리 시장 3선을 역임하며, 이 지역 터줏대감으로 자리매김 했다. 둘 다 권리당원 확보에 자신을 보이는 만큼 초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특히 현 지역구 의원인 이용호 의원이 대선과정에서 무소속에서 국민의힘에 입당한 상태여서 지역위원장은 차기 총선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게 된다. 정치인이라면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싸움인 셈이다.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두 후보 모두 일정 정도 약점도 있어 경선과정에서 이 부분이 침소봉대로 확대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희승 전 지역위원장은 새정치민주연합이 더불어민주당으로 당명이 바뀌면서 영입된 인재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단수후보로 추천되지만 본선에서 국민의당 이용호 의원에게 졌다.
21대 총선에서는 이강래 전 의원과의 당내 경선에서 져 ‘경선결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까지 제기했지만 결국 선거에 나서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박희승 후보를 지지했던 일부 핵심당원들이 무소속 이용호 후보를 지지하면서 민주당 이강래 후보의 패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환주 전 남원시장은 지난해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경선과정에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지지하고, 응원해 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지인들에게 보내고,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을 올린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전주지법 남원지원은 지난 4월 불구속 기소된 이 시장에게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이는 시장직을 상실할 만큼의 죄는 아니지만, 이 시장의 행위를 유죄로 판단했음을 의미한다.
남원·임실·순창지역은 민주당이 19대부터 21대까지 모두 의석을 내준 호남 유일의 지역구다.
지난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강동원 통합진보당 후보가, 20대 선거에서는 국민의당 이용호 후보가, 21대 선거에서는 무소속 이용호 후보가 각각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영토회복을 자신하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경선잡음을 최소화해 반드시 수복해야만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남원=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