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에 확진된 10세 미만 어린이가 지난달에만 4명이 숨졌다. 그동안은 어린이는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무증상, 경증으로 지나가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사망 사례가 잇따라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7월 한 달간 10세 미만 코로나19 사망자는 총 4명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2명, 세종특별자치시 1명, 광주광역시 1명이다. 4명 모두 응급실에 내원, 치료 중 사망했다. 이들 모두 접종력은 없었다.
지난달 11일 경기 안양시 한 어린이가 확진 판정을 받고 재택치료를 하던 중 상태가 악화해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세종시 거주 어린이는 지난달 15일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고열과 경련 증상이 나타났다.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이튿날 숨졌다. 숨진 두 어린이는 기저질환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2일 경기에 사는 어린이가 코로나19 확진 판정 이후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다 사망했다. 광주에서는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나타나 찾은 병원 응급실에서 어린이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치료를 받았으나 다음날 숨졌다.
누적 사망자 숫자를 살펴보면 코로나19 유행 이후 10세 미만은 총 27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10세 미만 사망자는 지난해 11월28일 처음 보고됐다. 지난해까지 총 3명이 발생했지만 올해에만 24명이 추가로 나온 셈이다.
이날 0시 기준 확진자 연령별 현황을 살펴보면 10세 미만은 236만434명으로 전체의 12%를 차지했다. 40대(312만4110명, 15%), 20대(302만6434명, 15%), 30대(299만2516명, 15%), 50대(252만49명, 12%)에 이어 전 연령대 가운데 5번째로 높다.
정부는 지난 3월31일부터 전국 소아접종 지정 위탁의료기관에서 만 5~11세 소아 307만명을 대상으로 대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의무가 아니다. 보호자가 자율적으로 판단하도록 했다. 접종률은 낮다. 4일 질병청에 따르면 5~11세 백신 접종률은 1차가 1.6%, 2차가 1.1% 수준이다.
방역당국은 소아 사망자의 잔여 검체를 수집해 중복감염 혹은 항체 과잉반응 등 정확한 원인 분석 중이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소아 감염 후 사망에 대해 현재 잔여 검체를 수집해 중복감염 또는 항체 과잉반응 등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다”며 “사인은 검사 결과를 좀 더 종합해서 판단이 필요하며 아직까지 전문가 자문 중”이라고 밝혔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4일 “영유아는 고열 자체로 위험할 수 있다”며 “가정에서 상비하고 있는 해열제로 열 조절이 잘 안 되는 경우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의식저하나 탈수 증상이 발생하면 좀 위험할 수 있으니 조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어린이들은 임산부, 고령층과 함께 건강 약자에 속한다. 1.6%, 1.1%는 해당 연령대가 거의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방역 당국이 소아 백신 접종 이득과 위험성을 다시 분석하고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