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 방사선으로 암 치료…‘알파다트’, 한국서도 임상 추진

알파 방사선으로 암 치료…‘알파다트’, 한국서도 임상 추진

국소부위 고선량 방출로 정상조직 손상 최소화
면역 활성화로 항암제 병용 시 약물 효과 높여
“한국, 신기술 수용력·높은 의료 수준…임상 및 협업 기대”

기사승인 2022-08-09 16:56:24
라피 레비(Raphi Levy) 알파타우메디컬 최고재무책임자가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박선혜 기자

알파 방사선을 접목한 암치료 의료기기가 등장했다. 난치성 암의 새로운 치료 기회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알파 다트’라 불리는 해당 의료기기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구강 편평세포암과 재발성 다형성 교모세포암 치료에 쓸 수 있는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됐다. 국소 부위에 강력한 고선량 에너지를 방출해 효과를 높이면서도 짧은 반감기로 피폭 위험성을 줄인 새로운 방식의 의료기기다. 

알파 다트는 2~3㎝ 길이의 스테인리스강 소재의 바늘을 암 부위에 삽입하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시술 시간이 1시간 채 소요되지 않으며 흉터도 거의 남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5일 알파타우메디컬의 라피 레비(Raphi Levy)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방사선으로 이용되는 감마, 베타 방사선은 철폐막이 필요할 정도로 방사선의 투과력이 높지만 암세포를 공격하려면 많은 양의 방출이 필요하다”며 “반면 알파 방사선은 종이도 뚫지 못하지만 DNA를 한 번에 뚫을 수 있는 강한 성질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알파 방사선은 방출거리가 짧기 때문에 이전에는 잘 사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오히려 이 점을 이용해 종양 부위만을 타깃해 고선량 방사선을 방출하면 정상 조직에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알파 방사선은 방출된 후 총 6번의 분해 동안 새로운 알파 입자를 형성해 약 5mm 확산 거리를 얻을 수 있고, 정상 세포에서는 1~2mm까지밖에 확산되지 않는다. 방사선의 반감기가 짧아지고 노출 위험도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기존 철폐막과 같은 방사선 치료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아도 혹은 보호장비가 없어도 시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라피 CFO는 “이러한 기술은 처음 적용되는 분야로 안전성을 고려해 외부에 눈으로 볼 수 있는 피부, 두경부암으로 치료 적용을 시작했다”며 “유의미한 연구 결과에 따라 현재 췌장암, 간암, 유방암 등 여러 내장기관 종양까지도 적응증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종양에 삽입된 알파 다트 모습.   알파타우메디컬

알파 다트는 전임상 결과, 총 18가지 암에 효과를 보였다. 특정 부위 암을 치료했을 때, 면역세포들이 반응에 따라 다른 종양 부위에까지 항암 효과를 보인 사례도 확인됐다. 또한 키트루다 등 면역항암제와의 병용으로 약물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결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평균 나이 80.5세의 수술 및 방사선 치료 전적이 있는 환자 28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결과에 따르면, 100% 반응률(ORR)을 보였고 78%이상에서 종양이 완전히 없어진 완전관해(CR)를 보였다. 재발률도 22.7% 환자에서만 나타났다.

최근에는 수술용 기구(어플케이션)을 개발해 내장기관에도 적용할 수 있는 임상을 진행 중이다. 절개 수술 없이 국소 부위에만 알파다트를 삽입해 종양을 사멸시키는 방법으로 사용될 수 있다. 전립선암이나 뇌에 생긴 교모세포종암 환자에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라피 CFO는 “효과는 세포 자체보다는 확산거리에 따라 다르다. 편평세포암 같은 경우 4~5mm 확산되지만 췌장암은 3mm정도로 확산거리가 짧다. 하지만 모든 암종에서 항암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며 “가능한 다양한 암에서 의료진, 환자에게 치료 선택 기회의 폭을 넓힐 것으로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임상시험 진행 현황.   알파타우메디컬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회사 측은 임상 인프라 확대 및 상용화 추진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미국과 일본 캐나다 등 전 세계 여러 곳에서 알파 다트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피부암과 편평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FDA 승인을 위한 마지막 임상 시험인 확증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이스라엘에서는 이미 상용화 단계에 있다. 미국에서는 적어도 2024년에는 판매 및 상용화 절차를 밝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국에서도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상은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발병률이 높은 췌장암과 간암 등 소화기암쪽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신기술 수용 능력이 뛰어나고 의료수준이 높아 임상시험을 하기에 매우 매력적인 시장이다. 임상 외에도 병원, 기업 등 다양한 비즈니스 협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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