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순회경선에서 전북 정치권은 위력을 상실, 중앙 정치권에서 힘을 잃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현실로 확인되고 있다.
실제 민주당 소속 전북 국회의원 8명 중 이번 8·28 전당대회에 출마한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다만, 당 대표 경선에는 전북 장수 출신 박용진(서울 강북구을) 후보가, 최고위원 경선에는 남원 출신 윤영찬(경기성남중원) 후보가 출마해 뛰고 있다.
전당대회 반환점을 돈 현 시점에서 당 대표 경선은 이재명 후보가 누적 득표율 73.28%로 압도적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박용진 후보의 누적 득표율 19.90%로, 역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고위원 경선의 경우에도 정청래 후보가 28.22%(6만 6732표)로 1위를, 고민정 후보가 22.11%(5만 2985표)로 2위를 달리고 있다. 3위 장경태 후보는 11.48%(2만 7505표), 4위 서영교 후보 11.06%(2만 6516표), 5위 박찬대 후보가 10.68%(2만 5591표)를 기록 중이다. 최고위원 경선은 후보 8명 중 5명을 선출하는 만큼 이대로 간다면 이들 5명이 최고위원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어 윤영찬 후보가 7.73%(1만 8518표)로 6위, 고영인 후보가 4.57%(1만 950표)로 7위, 송갑석 후보가 4.15%(9945표)로 8위다.
1위와 2위를 제외한다면 3위 장경태 후보와 8위 송갑석 후보간 표차는 1만7560표에 불과하다. 특히 5위 박찬대 후보와 6위 윤영찬 후보 간 차이는 단 7073표다.
전북의 권리당원은 15만 7000여명으로 경기와 서울, 전남에 이어 가장 많다. 오는 20일 치러지는 전북 순회경선 결과에 따라 최고위원 후보들의 순위를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
이런데도 단 한명도 출마하지 않은 민주당 소속 전북의원들의 경우 지역 출신보다는 계파나 국회의원 선수 등을 우선순위에 두기 때문이다. 친문계의 고민정 후보와 친명계의 박찬대 후보의 이름이 전북정치권에서 회자되는 것이나 4선의 정청래, 3선의 서영교 후보가 언급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실제 지난 16일 전북지역 민주당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전북사랑모임’은 당 대표는 이재명 의원을, 최고위원은 서영교·정청래 의원을 각각 지지한다고 공개 선언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영찬 후보가 최고위원에 선출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전북은 지금 민선8기 출범과 함께 전북특별자치도 특별법 제정, 기업 유치, 새만금, 공공의대, 국가철도망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새로 출범하는 민주당 새 지도부에 맞춰 전북 몫을 찾고 지역 정치권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말도 그래서 나온다.
전주=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