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의사당에서 뉴시스와 만나 '오늘 의원총회에서 재신임 여부가 논의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건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오늘 의원총회 안건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당헌당규 개정안일 것"이라고 답했다.
권 원내대표는 자신을 중심으로 지도부 공백 사태를 수습하기로 한 지난 27일 의원총회 결의에도 여전히 사퇴 등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그거는 의원총회에서 (반대)했던 사람들이 계속 반복해서 하는 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반대 의견을 냈던 사람들이 계속 반발한다는 뜻이냐'는 추가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출전 뉴시스)
□ 사퇴 : 어떠한 이유 또는 핑계(辭)를 대고 물러나는(退)일
1878년 8월 17일. 조선 어전 회의. 고종 임금 앞에서 신하들이 나라 일에 관한 보고를 했습니다. 영의정 이최응이 경기도 서부에서 흉작으로 백성이 세금(대동미) 내기가 어려울뿐더러 군인 급료 주기도 벅차 세금 징수를 3년 정도 늦춰 달라고 합니다.
전남 영광과 전북 부안에선 큰 흉년이 든데다 전염병까지 돌아 세금을 거둘 수 없으니 탕감해 달라고 하죠. 함경도 혜산과 운총이라는 군 국경수비대에서는 군인들이 급료를 받지 못해 군인과 그 가족들이 피폐해졌다고 합니다.
나라 정세가 이러한데 이양선(외세)마저 인천 앞 바다까지 몰려와 시위를 했죠. 나라 곡간 빈 줄 모르는 임금이 하교하기를 “인천과 부평에 강화와 같은 진(鎭)을 창설하고 돈대(墩臺)를 더 마련하라” 지시합니다. 한마디로 방어 군부대와 시설을 확충하라는 거죠. 신하들이 난감해 합니다. 입도 뻥끗 못하죠.
이때 좌의정 김병국(1825~1905)이 눈치 채고 정치적 제스처를 보입니다.
“소인의 辭退를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전하.”
이분 사퇴할 뜻이 전혀 없습니다. 무능한 고종이 한 술 더뜹니다.
“세 정승의 자리가 이미 갖추어졌으니 의지하는 바가 더욱 무겁다. 경은 겸손하게 사양하지 말고 오직 백성과 나라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1932년 1월 29일. ‘신세는 걸인이나 동정금은 辭退’란 제호의 보도가 동아일보에 실립니다.
서울 종로구 와룡동에 사는 장성녀(60)라는 거지 노파에게 한 동정심 많은 시민이 3원이라는 큰 돈을 전해 달라고 종로경찰서에 보냈습니다.
이에 경찰이 노파에 전달하니 “거지된 내 신세가 궁하나 그러한 과람한 돈을 바라지도 않고 동시에 받을 수도 없다”고 말합니다. 이 거지 노파가 물리친 일을 두고 ‘辭退’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권력의 자리에서 물러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그것이 주위의 압박에 못 이겨 사실상 쫓겨나는 입장이라면 당사자로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겠지요.
‘辭退’는 ‘어떤 일을 그만두고 물러섬’을 말합니다. 두 번째로는 ‘사절하여 물리침’을 말합니다. 권성동 원내 대표가 "그건 이미 의원총회에서 결론이 다 났다"고 말한 뉘앙스에는 두 번째 의미가 강하네요.
‘辭’는 대개 ‘말씀 사’로 기억합니다. ‘사전(辭典)’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경우죠. 또다른 의미로는 ‘핑계 사’입니다. 거절, 사절, 사직 등이 사퇴의 유의어입니다.
辭 말씀 사, 핑계 사
退 물러날 퇴, 물러갈 퇴
전정희 편집위원 lakaj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