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정진석 국회 부의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면서 지도부 개편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이번 개편으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복귀가 어려워졌고 국민의힘이 새 동력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9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연이은 실언과 실책으로 정치적 입지가 흔들렸다. 비대위 설립을 시도했지만, 이 역시 발목이 잡히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히 최근에도 일등 공신 발언을 해 당내 반발이 일어나기도 했다.
또 윤 대통령과 나눈 텔레그램을 유출해 이준석 전 대표와 갈등이 커지기도 했다. 사적 채용 의혹에 대해선 압력을 넣었다는 표현과 9급 공무원 임금으로 서울에서 살 수 없다는 등의 발언을 해 취업준비생과 공시생들의 강력한 비판을 받았다.
이에 국민의힘은 권 원내대표의 재신임 절차를 거쳐 다시 원내대표직을 수행하도록 했다. 하지만 비대위 설립 당시 절차상 문제가 발견돼 이준석 전 대표의 가처분이 인용되면서 당내 혼란이 재차 벌어졌다.
결국 권 원내대표는 정진석 비대위원장을 추대하고 사퇴 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국민의힘은 새 지도부가 구성될 전망이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추대된 만큼 이준석 전 대표의 복귀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윤 대통령 취임 초기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이준석 전 대표 간 강력한 설전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준석 전 대표는 정진석 비대위원장에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전 대표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내용이 담긴 인터넷 밈(meme)을 올렸다.
정치권에서는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에게 가처분 신청을 한 이준석 전 대표의 상황이 더 악화했다고 평가했다. 또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가 교체되면 당의 탄력성이 다시 회복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8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정기국회가 시작됐고 새 국면을 맞이한 만큼 정쟁보다는 민생 회복에 앞장선다는 신호탄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정 의원이 비대위원장이 된 만큼 이준석 전 대표의 복귀가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다른 관계자는 “이준석 전 대표와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관계를 고려하면 복귀 가능성이 더 낮아졌다”며 “지도부가 변경된 만큼 새로운 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다선 의원이기 때문에 당론을 잘 모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현재 난국을 돌파할 수 있는 돌파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을 다시 추천한 게 아니었다”며 “최다선 의원인 정진석 비대위원장을 추대해 당을 잡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도적으로 현재 난국을 돌파할 수 있는 인물이다”며 “혼란을 수습할 수 있는 능력과 자격을 가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관계도 있기 때문에 정부와 당이 소통하기도 좋다”고 분석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