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이 가습기살균제 성분을 함유한 물티슈를 시중에 유통하고 제대로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LG생활건강은 자체조사 결과, 물티슈의 주원료인 원단에서 가습기살균제 성분인 메칠이소치아졸리논(MIT)/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CMIT)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은 해당 원단으로 약 7만6000개의 제품을 생산한 것으로 밝혀졌다.
19일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7월4일 경상북도보건환경연구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LG생활건강 물티슈에서 MIT/CMIT 성분 검출 사실을 알리기 전까지 식약처와 LG생활건강은 해당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이에 문제의 물티슈 7만6000개가 대부분 이미 시중에 유통·사용됐다.
인 의원실 조사 결과, 회수된 물티슈는 드물었다. LG생활건강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한 회수종료신고서에 따르면 회수된 제품 수는 161개다. 7만6000개 가운데 회수된 비율은 0.2% 수준이다. 당초 LG생활건강은 이미 판매된 소비자사용량을 제외한 판매업자 보유량인 395개의 제품을 회수하겠다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고했지만, 회수량이 절반에도 미치지 않은 것이다.
LG생활건강의 늑장 공표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품 회수 공표 명령을 받은 업체는 즉시 해당 내용을 홈페이지와 일간지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알려야 한다. 그러나 LG생활건강은 홈페이지에는 48시간 만에, 일간지에는 96시간 후에나 판매 중지 사실을 공표했다는 것이 인 의원의 지적이다.
인 의원은 “감독기관인 식약처는 (문제를) 인지하지도 못하고 있었고, 생산업체인 LG생활건강은 감추기 급급했다”라며 “정부 당국은 소비자들이 믿고 쓰는 대기업 제품에 대한 더욱 엄격한 관리체계와 처벌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