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노위, ‘사상검증’의 장에서 고발 예고까지…‘환경·노동은 어디에?’

환노위, ‘사상검증’의 장에서 고발 예고까지…‘환경·노동은 어디에?’

최요한 “극좌와 극우는 일맥상통”
“김문수 혼자 환노위 정지시켜”

기사승인 2022-10-15 06:20:02
환경노동위원회 회의실.   사진=임형택 기자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김일성주의자’라고 언급하면서 파행이 일어났다. ‘사상검증’이 화두에 오르면서 환경과 노동은 조명받지 못했다. 

15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김 위원장은 지난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신영복 사상은 김일성 사상으로 공범이다”라며 “통일혁명당의 세 명이 사형됐고 신영복 선생은 무기징역을 받았다. 20년 20일을 복역 후 전향서를 썼다”고 말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이) 신영복 선생의 사상을 존경하는 사상이라고 생각한다면 김일성 주의자라고 봐야 한다”며 “세계 100여개국 정상과 김여정, 김영남 앞에서 신영복 선생을 존경한다고 이야기했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12일 환노위 국감에 출석해 ‘윤건영이 수령님께 충성한다는 생각이 변함없냐’는 질문에 “그런 점도 있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질문을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답변을 듣고 나니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라고 격분했다. 결국 민주당은 14일 열리는 환노위에서 김 위원장에 대한 고발을 논의하기로 했다.

해당 발언들로 ‘사상검증’ 국감이 이뤄지면서 파행됐다. 최근 탄소 중립을 비롯해 재생 에너지, 원전 생태계 복원 등으로 환경과 관련된 정책들이 집중되는 상황에서도 별다른 검증을 할 수 없었다. 또 노동계에서도 ‘노란봉투법’을 비롯해 대우조선파업 등 굵직한 노동 현안 등도 외면받았다.

전문가는 김 위원장 한 사람이 환경과 노동의 주요 이슈를 막아버렸다고 진단했다. 미국 IRA 법은 기후법 성향도 있어서 이에 빨리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과거 극좌와 극우로 변한 것을 두고 자신의 이익을 고려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14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극좌에서 극우로 변하는 과정을 보면 극좌와 극우는 통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공공의 이익과 선을 위해 학생운동을 해온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 싸운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는 모두의 의견을 청취하고 그것을 합쳐 합의로 나아가는 느린 과정”이라며 “의견을 합치는 과정에서 조금씩 서로 양보하는 등의 과정을 거친다. 그것을 통해 공공선을 이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극좌와 극우의 특징은 상대편을 배제와 박멸, 타도하면서 내 모든 것을 100% 쟁취하는 행동을 한다”며 “김 위원장의 발언도 그런 궤도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김 위원장 한 명 때문에 최근 주요 문제로 주목받는 환경과 노동 이슈를 검증할 수 없게 됐다”며 “지금의 환노위는 세계 경제와도 연관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 IRA법은 기후법이기도 하다”며 “현재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IRA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함께 여야가 힘을 합쳐 대응해야 할 시기”라고 질타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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