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철 지난 ‘색깔론’을 다시 꺼내들고 정쟁을 벌이고 있다. 국정감사와 한미일 연합훈련 과정에서 연이은 정치인들의 실언이 나오고 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최고존엄’이라고 발언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최고 존엄은 북한 시스템의 상징이고 국회에서 할 발언은 아니다.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한미일 연합훈련’을 두고 친일 프레임을 꺼내들면서 본격적인 프레임 만들기가 시작됐다. 그는 지난 10일 “극단적인 친일국방”이라며 “욱일기가 한반도에 다시 걸리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고 발언해 친일 논란에 휩싸였다.
여야는 서로 종북과 친일 프레임을 쏟아내고 있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발등에 불이 떨어졌나보다. 제 발등찍기로 작심했나보다”라며 “김문수 위원장이 환노위에서 한 발언에 당이 확 뒤집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 차원에서 김문수 위원장을 고발했다”며 “민주당이 색깔론이니 극우 유튜버라고 하는 이유는 맞는 말이라 부정할 수 없어서다”라고 말했다.
반면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을 통해 “김문수 위원장의 극악한 폭언은 당사자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과 윤건영 의원을 선출한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회와 국민을 모욕한 행위는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환노위 결정을 적극 지지한다”며 “하지만 국민의힘은 오늘도 양심의 자유를 주장해 국회법에 따른 정당한 의결을 반대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민주당이 프레임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친일국방 프레임은 먹히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반면 김문수 위원장과 기동민 민주당 의원의 발언은 색깔론 요소가 담겨있다고 진단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8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북한이 직접적으로 도발하는 상황에서 친일 국방을 언급해 역으로 북한 문제가 나오게 됐다”며 “프레임을 형성하는 것과 여론이 움직이는 것은 다르다”고 말했다.
아울러 “종북과 친일 프레임이 충돌하고 있지만 북한 문제가 위중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김문수 위원장과 기동민 의원의 발언은 전형적인 색깔론이다”라고 지적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