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이 강 대 강 대치에 들어가면서 정의당이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 최근 지도부 개편 예고와 함께 대규모 혁신안을 강행했지만, 이 역시 특별한 효과가 없다는 평가다.
28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정의당이 대선 패배 이후 혁신안 등을 꺼내 들고 민심을 돌이키기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하지만 특별한 변화는 없는 상태다.
정의당 혁신의 첫걸음으로 탈 중앙정치를 선언하면서 중앙당사 이전을 예고했다. 하지만 당사 이전 이유가 36억원 가량의 부채로 알려지면서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또 ‘10년 평가위원회’는 ‘민주당 2중대’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특별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
이뿐만 아니라 당원들의 41%가량이 찬성한 ‘비례대표 사퇴안’ 역시 사과만 있었을 뿐 별다른 조치는 없었다. 당원들의 강력한 요청과 경고에도 “엄중히 받아들이겠다”는 메시지만 나왔다. 이 때문에 일부 당원이 탈당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새로운 정의당 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은 상태다. 정의당 내에서는 새 대표 선출 후 ‘재창당’까지 언급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야가 강한 대치를 벌이면서 조명을 더욱 못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야권 관계자는 “지난 25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민주당이 최초로 불참선언을 했다”며 “(이 때문에) 연설장에서 강한 항의를 한 정의당이 가려졌다”고 설명했다.
또 “정의당의 발언이 이전만큼 강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들 내부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전문가는 정의당이 혁신안과 새 지도부를 구성하고 있음에도 조명받지 못하는 이유로 ‘당의 정체성’을 꼽았다. 노동정당에서 여성정당으로 넘어가는 관문에서 당의 색채를 잃었다는 분석이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27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 사후 정의당이 무슨 당인지 잘 모르게 됐다”며 “통합진보당 해산 후 진보정당에서는 맏형 역할을 하던 정의당이 노동자와 여성으로 전환하면서 색채가 이상해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여성주의 하나로 진보를 규정할 수 없다. 진보는 다양한 가치를 포함해야 한다”며 “정의당 혁신안도 국민을 움직이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제3지대가 사라지고 양당체제로 접어들었다”며 “국민의당은 통합됐고 정의당은 존재감을 잃고 파편화됐다. 새로 창당하지 않는 한 힘들다”고 진단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