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트라우마 어쩌나…“재난회복지원프로그램 가동”

이태원 참사, 트라우마 어쩌나…“재난회복지원프로그램 가동”

기사승인 2022-10-30 12:04:25
“어릴 때부터 친한 친구였어요. 같이 놀러왔다가…”
“한 분이라도 더 살리려고 안간힘 썼는데… 살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핼러윈을 앞둔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일어났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번 참사로 30일 오전 10시30분 현재 151명이 숨지고, 82명이 다쳤다. 부상자 82명 중에는 중상자 19명이 포함돼 있다. 중상자들은 압력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손상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처참한 현장을 경험한 시민, 공무원 등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도 우려된다. 

흔히 ‘트라우마’라고 표현하는 PTSD는 재난을 경험한 사람들 중 일부에서 나타날 수 있다. 강원지역 산불(2019년), 이천 물류창고 화재, 전남 고흥병원 화재(이상 2020년), 남양주시 주상복합건물 화재, 광주 학동 건물 붕괴 사건(이상 2021년) 등의 사건·사고 이후에도 외상 후 스트레스 환자들이 다수 발생했다. 

PTSD환자는 경험한 사건 자체나 그와 비슷한 상황에 공포와 고통을 반복해서 느끼며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집중력 저하, 해리 현상, 공황발작, 환청 등을 경험할 수 있고, 충동조절 장애, 우울증, 약물 남용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은 사건이 일어난 지 1년이 넘어서 시작될 수도 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인파가 몰려 151명이 숨지는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최은희 기자 

당국도 이태원 참사 경험자의 정신건강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영문 국립정신건강센터 센터장은 30일 쿠키뉴스에 “세월호 사건 이후 국가트라우마센터가 만들어졌고, 회복지원 인력을 양성해 놨다”면서 “국가트라우마센터가 주축이 돼서 바로 가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센터장은 “아직은 (재난 경험자의) 신원 파악도 안 된 상황이라 지원범위를 결정하긴 어렵다”면서도 “파악이 끝나는 대로 생존자와 유가족을 대상으로 두 가지 재난회복지원프로그램을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가트라우마센터는 기존에도 재난 경험자의 정신건강 관리를 위한 ‘트라우마 회복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재난 경험자, 재난 현장 관련 기관 종사자 등이 전화 또는 방문 신청하면 검사 및 상담 등을 거쳐 맞춤형 트라우마회복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후 1개월, 3개월, 6개월 단위로 모니터링을 하는 등 사후관리도 한다. 

이 센터장은 “(이태원 참사 이후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도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승헌 기자 ss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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