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여행 길잡이”…대구 콘텐츠 기업 ‘여행능력자들’

“든든한 여행 길잡이”…대구 콘텐츠 기업 ‘여행능력자들’

꿀팁 넘치는 초보여행자 위한 가이드 동영상으로 승부수
이지형 대표 “여행 모든 분야 아우르는 일등 기업이 꿈”

기사승인 2022-11-02 13:56:26
여행능력자들 이지형 대표. (최태욱 기자) 2022.11.02
어떠한 일을 할 능력이 있는 사람 또는 그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능력자’라고 부른다.

능력자들은 여러 분야에서 저마다의 탁월한 실력을 뽐내며 두각을 드러낸다. 

‘㈜여행능력자들’은 누구나 여행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 가이드 동영상을 제작·제공하는 실력이 뛰어난 미디어 콘텐츠 회사다. 

여행능력자들 이지형 대표를 만나 그들만의 노하우를 들어봤다.

여행능력자들 이지형 대표가 창업 과정을소개하고 있다. (최태욱 기자) 2022.11.02
첫 실패 딛고 ‘여행능력자들’로 창업 재도전장

이지형 대표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세가 한풀 꺾이고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서 누구보다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콘텐츠 제작을 위해 언제, 어디로 떠날지 몰라 회사에는 늘 여행용 가방과 옷가지 등이 준비돼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009년 웹 에이전시 회사를 창업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미디어영상을 전공하고 단편영화 감독 출신인 이 대표가 개발자 영역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웹 관련 회사를 이끌어 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사업이 실패하면서 5억 원 정도의 빛까지 떠안고 신용불량자 신세가 됐다.

재기를 위해 영상 관련 프리랜서로 일하며 밤잠을 자지 않으면서 건설 현장 근로자로 일했다. 

온라인 광고대행사에 취업하고서야 겨우 빛을 청산했지만 창업의 꿈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평생직장이 옛말이 되고 남 밑에서만 일하는 것이 적성에 맞지 않았다. 내가 잘하는 일을 하고 제대로 된 회사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꾸준하게 창업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직장 동료 2명이 뜻을 함께 하면서 이 대표의 창업 준비는 급물살을 탔다. 

사무실도 없는 이 대표는 이들과 카페 등을 전전하며 창업을 준비한 지 반년이 지난 2018년 1월 ‘여행능력자들’을 세웠다.

이지형 대표과 직원과 스튜디오에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최태욱 기자) 2022.11.02
첫 번째 여행 콘텐츠로 ‘가능성’을 엿보다

여행능력자들은 대구콘텐츠코리아랩에 사무 공간을 지원받고 첫 콘텐츠로 타이페이 여행 가이드 동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다. 

타이페이 여행 설명서로 제작한 이 영상은 순식간에 조회수 10만을 넘어섰다. 

이 대표는 이 동영상을 통해 해외여행 관련 콘텐츠가 돈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그는 “자신감을 갖고 타이완관광청에 제안서를 넣었다. 관심을 보이던 담당자가 직접 제안서를 번역해 본국의 승인을 받아내면서 처음으로 제작비를 지원받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여행능력자들이 제작한 여행 가이드 동영상의 경쟁력은 시청자(초보 여행자)의 입장을 적극 반영한 디테일에 있다. 

여행 가이드 영상은 인천공항 등 국내 공항에서 시작된다. 

출국 정보, 터미널 확인 방법, 편의시설 꿀팁, 수화물 보내는 절차와 가격, 면세점 규정, 기내 서비스 안내 등 처음 해외로 나가는 사람도 이 영상만 보면 쉽게 공항을 이용할 수 있다. 

환승하는 여행객을 위한 환승 안내와 항공사마다 조금씩 차이 나는 것도 놓치지 않고 소개한다. 

그리고 여행 일정에 맞춘 주요 도시 설명과 입국 심사 시 자주 물어보는 질문, 수화물 찾는 방법, 환전 및 심 카드(SIM card) 구입 요령, 도심으로 가는 대중교통과 가격, 장단점도 자세하게 안내한다. 

이 대표는 “꼭 알아야 될 내용만 요약한 영상도 있지만 여행 전 시뮬레이션 학습을 원하는 시청자를 위해 모든 과정을 담은 풀 영상도 함께 올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태국에서 택시를 이용할 때 바가지요금을 쓰지 않기 위해 미터기 기본요금부터 확인하고, 목적지까지 돌아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구글 맵을 켜고 가는 것이 좋다는 등 단골 여행객들만 알 수 있는 꿀팁도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창업 후 여행능력자들이 제작한 콘텐츠는 태국과 베트남, 대만 3개국 200편이 넘는다. 

태국 방콕 3박 5일 여행코스 콘텐츠를 설명하고 있는 이지형 대표. (최태욱 기자) 2022.11.02
기획부터 제작·공급까지 ‘원스톱 서비스’가 장점

여행능력자들은 고객(구독자)과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꾸준한 업데이트를 목숨처럼 생각한다. 

이 대표를 비롯한 전 직원들이 영상에 출연하고 제작한다. 

여행능력자들의 입사 조건에는 ‘해외 출장을 갈 수 있고, 영상에 출연할 수 있어야 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현재 여행능력자들에는 베트남 현지 법인 직원 3명을 포함, 모두 12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대표는 “여행능력자들의 또 다른 강점은 콘텐츠의 기획부터 촬영·편집·제작·공급까지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행능력자들은 창업 이후 예비창업패키지(옛 기술혁신형 창업기업지원사업)에 이어 대구콘텐츠기업지원센터의 입주 지원, 전시회 참가 및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참여 지원 등 정부 지원 사업을 적극 활용하며 단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또 연이어 투자 유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고 있으며, 최근에는 콘텐츠 개발 및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대구콘텐츠기업지원센터의 ‘2022 월드-콘 제작지원 사업’에도 참여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여행 관련 업계를 고사 위기로 몰아넣었던 코로나19 여파를 극복하면서 엔데믹 시대에는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대표는 “요즘은 여행사가 아닌 여행 관련 플랫폼사를 통해 해외여행을 가는 경우가 더욱 많아졌다”며 “단순히 가격만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꼼꼼하게 여행 상품의 장단점을 확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날수록 정확하고 객관적인 콘텐츠 제작 능력이 뛰어난 여행능력자들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지형 대표가 앞으로의 계획을 소개하고 있다. (최태욱 기자) 2022.11.02
‘덕분에 여행이 편하고 즐거웠다’는 인사에 보람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창업 성공 궤도에 오른 이 대표는 “내가 컨트롤 하지 못하는 분야는 절대 창업해서는 안된다. 직원이 나가고 없더라도 스스로 회사를 이끌어 갈 수 있어야 된다”고 조언한다. 

또 “보유하고 있는 자금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창업 전 자금 계획을 잘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비슷한 분야에서 앞서가는 기업들과 경쟁하려면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고, 회사가 커질수록 고정 경비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여행능력자들은 올해 안으로 베트남 4개 도시 여행 코스와 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 제작을 완료할 계획이다. 

또 회사의 가치 평가를 높여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이끌어내기 위한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여행능력자들이 제작한 콘텐츠를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직접 여행 가이드 영상에 출연하는 이 대표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 대표는 “해외에서 우리 콘텐츠를 본 구독자들이 먼저 인사를 건네는 경우가 많다. ‘여행능력자들 영상 덕분에 여행이 편하고 즐거웠다’는 인사를 들을 때나 해외 국영방송에 우리 영상이 나올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배달의민족’이나 ‘드래곤스튜디오’처럼 누구나 이름만 들어도 단번에 알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이지형 대표. 

여행의 모든 장르를 선도할 여행능력자들의 성공 스토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대구=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
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
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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