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두 은행의 3분기 실적이 고공행진 했다. 두 은행 모두 이자상승기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그간 금융권에서는 인터넷은행의 성장 가능성에 의문점을 제기해왔는데, 이번 호실적 행진으로 의문이 해소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3분기 실적발표회를 열고 올해 3분기 78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영업수익은 4118억원, 영업이익은 1046억원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을 포함해 영업수익과 영업이익 모두 출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누적으로 보면 영업수익 1조1211억원, 영업이익 2674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지난해 전체 순이익을 뛰어넘었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호실적을 두고 뱅킹 부문 성장세에 힘입은 것으로 설명했다. 수신 잔액을 보면 지난해 말 약 30조원에서 9월 기준 약 34조6000억원으로 늘어났는데, 특히 수시입출금 등 저원가성 예금이 꾸준히 확대돼 62.1%의 비중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신 잔액은 같은 기간 약 25조9000억원에서 27조5000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과 전월세보증금·주택담보대출이 성장을 견인한것으로 봤다. 실제로 무보증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잔액은 3조288억원으로 전년 말 2조4643억원 대비 증가했으며, 중저신용대출 잔액 비중 또한 전년 말 17%에서 23.2%까지 6% 늘어났다.
케이뱅크도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케이뱅크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3분기 25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20.2%,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52.4% 늘었다. 여기에 누적 당기순이익은 714억원으로 전년동기(84억원) 대비 8배 이상 증가했다.
케이뱅크의 고객 수와 여·수신 잔액 모두 성장했다. 먼저 고객은 801만명으로 전 분기 대비 18만명 늘어났다. 고객수 증가와 함께 수신잔액 13조4900억원, 여신잔액 9조7800억원으로 각각 1조3100억원, 1조500억원 증가했다.
케이뱅크는 중저신용대출 증가가 순이익 증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상반기 말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24.7%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8.1%p 높아졌다.
이와 함께 비용효율성도 개선됐다는 것이 케이뱅크의 설명이다. 지난해 말 61%였던 영업이익경비율(CIR)은 3분기말 37.9%로 전분기(39%)보다 더 낮아졌다. CIR은 금융사의 영업이익 대비 판매관리비를 비교하는 지표로, 낮을수록 생산성과 경영 효율성이 높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실적 발표는 토스뱅크만 남았다. 토스뱅크의 경우 지난해 10월 출범한 상황이다 보니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토스뱅크는 올해 1분기 654억원, 2분기 58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흑자전환도 각각 출범 뒤 3년, 5년이 소요됐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사업 성장에 힘입어 각각 신규 사업 진출 및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먼저 카카오뱅크는 11월 초 개인사업자 뱅킹 서비스를 출시하고 대출뿐 아니라 수신 상품, 카드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사업자 맞춤형으로 제공해 기업 대출을 늘릴 예정이다. 또한 내년 상반기까지 가상화폐거래소 코인원에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을 제공하고, 국내 주식거래와 펀드 매매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3분기에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면서 상장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9월 한국거래소 상장 예비심사 결과 상장적격 판정을 받아 당초 연내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금융시장 불안으로 인해 대형 IPO가 줄줄이 연기되면서 케이뱅크 또한 내년 1월로 상장 시기를 늦춘 상황이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