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맨파’ 어때 “남자 춤, 여자 춤 따로 있나요” [쿠키인터뷰]

‘스맨파’ 어때 “남자 춤, 여자 춤 따로 있나요” [쿠키인터뷰]

기사승인 2022-11-09 06:00:15
댄스 크루 어때가 Mnet ‘스트릿 맨 파이터’ 뮤즈 오브 스맨파 미션에서 선보인 무대. 방송 캡처

무대 위 액자 세 개. 그 프레임을 뚫고 댄서들이 움직인다. 댄스 크루 어때가 지난 9일 방송된 Mnet ‘스트릿 맨 파이터’(이하 스맨파)에서 선보인 무대는 이렇게 시작한다. 어때는 “틀을 부수고 우리의 진짜 모습을 보여준다”는 취지에서 이 퍼포먼스를 준비했다. 어때와 왁킹 댄서 윤지·왁시·펑키와이가 함께 꾸민 무대에 “세계 댄스 경연대회 결승 느낌”(가수 보아), “사람들의 편견을 깬다는 의미가 좋다”(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은혁)는 호평이 쏟아졌다. 뮤즈 오브 스맨파 미션을 끝으로 ‘스맨파’와 작별한 어때를 7일 화상으로 만났다.

“우리 안에 여자다움과 남자다움을 구분 짓는 틀이 있잖아요. 그걸 깨고 싶었어요.” 화면 너머 테드가 말했다. 어때의 리더인 테드는 뮤지 오브 스맨파 미션을 마친 뒤 “멋진 무대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우리의 춤을 보여줄 수 있어 감동”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늘 명랑하던 테드가 처음 눈물 흘린 순간이었다. 크루의 맏형인 킹키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만큼 어떤 성적을 거둬도 아쉽긴 했을 것”이라면서도 “주어진 조건에서 우리 색깔과 방향을 최대한 보여준 점은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첫 만남부터 욕설과 오간 경쟁의 장에서 어때는 다른 크루와 갈등하지 않은 유일한 팀이었다. 테드는 “스타일이 워낙 달라 견제도 안 받았다. 우리도 싸우고 싶었는데…”라며 웃었다. 상황은 금세 역전됐다. 마지막 미션에 이르러서는 경쟁 크루 사이에서 “강력하다” “견제된다”는 평가가 나왔다. 어때는 뮤즈 오브 스맨파 미션에서 심사위원 점수 90.88로 5위에 올랐다. 다만 대중 평가 점수가 낮았다. 유튜브 좋아요와 조회수에서 최하위를 기록해 배틀도 치르지 못하고 탈락했다.

“대중 평가 점수가 늘 좋지 않은 편이었어요. 매번 탈락 배틀을 열심히 준비해야 했죠. (뮤즈 오브 스맨파 미션에서 최저점을 받아) 탈락 배틀을 못한 채 프로그램을 떠난 점이 아쉬워요. 하지만 저희가 보여준 퍼포먼스는 만족스럽습니다.”(콴즈)

어때. Mnet

눈물 대신 농담을 나누고, 경쟁보다 화합을 택해서일까. 온라인에선 ‘어때가 나올 때마다 힐링 방송이 된다’는 반응이 줄을 지었다. 테드는 “우리 스타일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춘 덕분인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이런 어때에게도 힘든 시간은 있었다. 경연 초반 어때의 춤에 ‘역시 걸리쉬’라는 평가가 쏟아질 때였다. 힙합, 크럼프 등 다양한 장르로 기초를 쌓은 어때는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틀에 갇힌 듯한 기분에 속상했다고 한다. 그때마다 어때는 “시선을 바꾸는 게 우리 역할”(킹키)이라며 이를 악물었다. 다른 댄서들을 향해 “우리를 표현할 말이 떠오르지 않으면 ‘어때스럽다’고 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킹키는 “몇몇 댄서들이 ‘미안하다’거나 ‘그런 말을 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틀을 깬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편견 어린 시선을 받으며 춤을 추던 시간을 지나 이제는 “어머님들이 ‘최애’팀이라며 다가올 정도”(테드)로 사랑받는 크루가 됐다. SNS 팔로워도 ‘스맨파’ 출연 전보다 20배 가까이 늘었다. 덕은 “우리에게 팬이 생겼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신기해했다. 이조는 “얼마 전 태어나 처음으로 팬미팅을 했다. 예전엔 상상도 못 한 일”이라며 “지금 느끼는 감사함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안무 의뢰와 행사 섭외도 크게 늘었지만 당분간 ‘스맨파’ 전국투어 공연 준비에 전념할 예정이라고 한다. 킹키는 “우리가 ‘어때’라고 묻지 않아도 ‘잘해’라는 호응이 나올 수 있게끔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춤은 예술이고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에요. 어떤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지, 댄서가 어떤 성향을 지녔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게 바로 춤이죠. 그래서 저희는 춤에 경계나 정답을 두려고 하지 않아요. 남자 춤, 여자 춤 같은 건 없어요. 내가 추는 춤만 있을 뿐이에요.”(콴즈)

“흔히 남자가 여성스러운 춤을 추면 젠더리스라고 불러요. 하지만 젠더리스는 성별 역할이 바뀌었을 때가 아니라, 성별 경계가 없을 때 쓰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도 그런 춤을 추고 싶어요. 틀을 깨고 경계를 없앤 춤을요.”(킹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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