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야외활동 증가로 백화점과 편의점은 매출액이 크게 늘어난 반면, 동네 슈퍼마켓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슈퍼마켓은 고물가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까지 더해져 당분간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9일 통계청과 중소벤처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국내 소매 판매액은 408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4% 늘었다.
이 중 백화점 판매액이 27조6000억원으로 16.4% 늘어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되는 편의점 판매액은 23조2000억원으로 9.9% 증가했다.
반면 소기업·소상공인이 주로 운영하는 슈퍼마켓은 부진을 이어갔다. 올해 1~9월 슈퍼마켓 및 잡화점 판매액은 34조6000억원으로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백화점 판매액 증가율을 보면 지난해 연간 22.9%였다가 올해도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편의점은 지난해 7.2%에서 올해는 10% 수준으로 늘었다.
백화점은 지난해 코로나 사태에 따른 기저효과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방문객이 크게 늘었난 덕을 봤다. 명품 외에 고마진 상품인 패션·스포츠 등의 매출이 급증하면서 3분기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신세계의 경우 올 3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7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냈다. 신세계는 연결 기준 매출액 1조9551억원, 영업이익 1530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기준 매출액은 5조5987억원, 영업이익 5040억원을 달성했다.
현대백화점은 같은 기간 매출 1조3721억원, 영업이익 92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8.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94.1% 늘었다.
롯데백화점도 전년 동기 대비 17.3% 늘어난 7689억원의 매출을 냈고, 영업이익은 1089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편의점도 코로나 이후 야외활동이 활발해지고 이용객이 늘면서 호조세를 보였다. 하지만 슈퍼마켓 및 잡화점 판매액 증가율은 지난해 -2.2%를 기록했다가 올해는 플러스(+)로 돌아서긴 했지만, 소수점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
올해 4분기 소매유통 체감경기 전망지수도 전분기보다 10 포인트 이상 떨어진 73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소매유통업체 500곳을 대상으로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이번 분기 전망치는 73으로 집계됐다.
특히 슈퍼마켓(51 → 48)은 업태 중 가장 낮은 전망치를 기록했다. 엔데믹 전환에 따라 근거리 소비가 감소하고 대형마트와 편의점, 온라인과의 경쟁에서도 밀리며 앞으로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