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드라마가 예기치 않게 암초를 만났다. SBS ‘천원짜리 변호사’가 종영을 앞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천원짜리 변호사’는 매 작품마다 성공을 거둔 배우 남궁민의 차기작으로 일찌감치 관심을 모았다. 전작 SBS ‘오늘의 웹툰’이 1.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로 막을 내린 것과 달리, ‘천원짜리 변호사’는 1회 8.1%로 시작해 3회엔 12.9%로 오르고, 8회는 15%까지 치솟으며 인기 가도를 달렸다. 이는 올해 방영한 미니시리즈 전체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표류하던 SBS 금토드라마를 살린 일등공신으로 꼽혔다. OTT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디즈니+를 통해 해외에 공개되며 대만, 인도네시아,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시청 순위 상위권을 기록했다.
하지만 8회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천원짜리 변호사’는 9회부터 결방을 거듭하며 사실상 주 1회 편성작처럼 방송됐다. 2주 연속으로 하루씩 결방을 거듭한 것에 더해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중계까지 겹치며 편성이 꼬였다. 이 가운데 SBS가 당초 14부작이던 분량을 12부작으로 축소, 조기 종영을 택하며 설왕설래를 낳았다.
기존 관행과 상반된 행보다. 인기작은 연장을 택하는 게 일반적이다. 시청률에 비례해 광고가 붙는 만큼, 방송사는 인기작일수록 분량을 늘려 광고 수익을 확보한다. 일각에선 제작사와 작가의 갈등설부터 편성 문제 등 여러 추측을 제기했다. 한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연말엔 각종 특집 방송 때문에 편성 변동이 크다. 올해는 카타르 월드컵까지 겹쳐 유동성이 더 커졌다”면서 “직접적인 이유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는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 싶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시청자 볼멘소리도 이어진다. 일부 시청자는 트위터 등 SNS와 공식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 포털 사이트 실시간 톡 페이지 등을 통해 잦은 결방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몇몇 시청자는 온라인 플랫폼에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 드라마가 될 수 있던 작품이 이렇게 돼 안타깝다”, “상승세를 탈 타이밍에 결방이 늘어나서 아쉽다” 등 반응을 보였다. ‘천원짜리 변호사’는 오는 11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한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