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모 있는 영화 속 TMI [블랙 팬서 포에버①]

알아두면 쓸모 있는 영화 속 TMI [블랙 팬서 포에버①]

기사승인 2022-11-12 06:00:18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감독 라이언 쿠글러)는 볼거리가 다양한 영화다. 티찰라(故 채드윅 보즈먼)의 죽음으로 격변의 시기를 맞은 와칸다 왕국. 실의에 빠진 슈리(러티샤 라이트) 앞에 나타난 네이머(테노치 우에르타 메히아)는 자신을 해저 국가 탈로칸의 왕, 쿠쿨칸이라 밝힌다. 그런데 잠깐, 쿠쿨칸과 탈로칸이라는 단어가 영 낯설다. 하지만 영화 속 문명은 어디서 본 듯하고… 묘한 기시감을 느끼는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가 차용한 몇 가지 신화를 살피면, 영화가 더욱더 새롭게 보일 것이다. 알아두면 언젠가는 쓸모 있을 몇 가지 TMI들을 정리해봤다. (기사에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일부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탈로칸

심해에 존재하는 수중 국가. 마야 문명에 기반을 둔 나라다. 탈로칸의 시조는 1500년대 멕시코 일대에 거주하던 원주민들이다. 천연두 치료를 위해 푸른 약초를 먹고 수중 인간으로 거듭난 이들은 해저 생활을 시작한다. 탈로칸의 지도자인 네이머는 수중 인간으로 태어난 최초의 존재다. 탈로칸은 와칸다와 마찬가지로 비브라늄을 자원으로 활용하는 나라다. 비브라늄을 이용해 인공 태양을 만들 정도로 기술 고도화를 이뤘다.

탈로칸인은 노래로 사람을 조종하는 음파 공격을 구사한다. 그리스 신화에서 선원을 수장시키던 세이렌 전설과 맞닿은 대목이다. 실제로도 멕시코에는 수천 년 전 노래로 사람들을 몰락시키던 인어가 존재했다는 전설이 있다. 멕시코는 원주민이 살던 땅으로, 마야 등 고대 문명이 번성하던 대표 지역이다. 1300년부터 1500년대까지 200년간 멕시코 일대를 호령하던 아스텍 제국은 1521년 에스파냐에게 정복당해 식민지로 전락한다. 영화 속에도 수중 생활을 해오던 탈로칸인들이 노예로 전락한 원주민을 보고 분노해 침략자들을 몰살하는 과거 이야기가 나온다.

라이언 쿠글러 감독은 메소아메리카 문화 요소를 영화 곳곳에 심었다. 탈로칸은 멕시코, 마야 문명, 아스텍 제국 등에 기반을 뒀다. 사용하는 언어 역시 마야어다. 감독은 북미권 매체 인디와이어, 인버스, 스크린 란트와 나눈 인터뷰에서 “탈로칸은 메소아메리카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국가"라면서 “해저 나라인 아틀란티스와 유사한 형태이자, 남미 토착 문명과 문화를 향유하는 숨겨진 국가로 담고자 했다”고 밝혔다. 새 나라를 만든 건 몰입감을 더하고자 한 의도다. 북미 매체 콜리더는 “그동안 아틀란티스는 미디어에서 셀 수 없이 등장해왔다”면서 “탈로칸은 아스텍 신화에 초점을 맞춘 덕에 강력한 독창성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쿠쿨칸

탈로칸의 지도자를 뜻하는 말. 마야 등 메소아메리카 문화권에서는 날개 달린 뱀 신을 쿠쿨칸이라 지칭한다. 아스텍 신화에서는 날개 달린 뱀 신을 태양신으로 모시며 케찰코아틀이라 칭했다. 케찰코아틀은 마야어로 쿠쿨칸에 해당한다. 극 중 탈로칸의 지도자, 쿠쿨칸은 네이머다. 네이머 역시 양쪽 발목에 날개가 달려 있어 자유롭게 날 수 있다. 탈로칸 해저에 뜬 인공 태양 앞에서, 강림하듯 내려오는 네이머의 모습은 태양신을 연상케 한다.

네이머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등장한 최초의 돌연변이(뮤턴트)다. 라이언 쿠글러 감독은 외신과 인터뷰에서 네이머를 ‘발 빠른 바다의 신’으로 표현했다. 네이머는 마블 원작 만화에서 초창기부터 등장한 캐릭터다. 원작에서는 그리스 신화 속 침몰 도시 아틀란티스 출신의 흉포한 돌연변이였다. 영화에서는 메소아메리카의 정체성을 반영해 탈로칸의 수호자로 변경됐다. 

극 중 네이머 역을 맡은 멕시코 출신 배우 테노치 우에르타 메히아는 실제로도 아스텍 제국을 세운 나와족의 후손으로 알려졌다. 그는 콜리더와 인터뷰를 통해 “네이머 역을 맡은 건 멕시코인이자 메소아메리카 거주인으로서 남다른 일”이라면서 “네이머는 통치자로서 사람들을 섬기고 보호한다. 나 또한 존경하는 마음으로 네이머를 연기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라이언 쿠글러 감독은 네이머의 솔로 영화의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감독은 스크린 란트와 인터뷰에서 “탈로칸은 신화에 기반을 두고 풍부한 자원을 가진 고립국가라는 점에서 와칸다를 투영하는 거울이다”면서 “과거 침략자들이 원주민을 핍박하고 문명을 말살한 역사를 파헤치면 탈로칸의 서사는 와칸다보다 더욱 음울해진다. 언젠가는 이런 내용을 다루는 네이머의 솔로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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