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 중계를 위해 현지에 머무는 취재진이 방송 도중 축구 팬들에게 밀쳐지고 소지품을 도난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튜브 채널 이수날을 운영하며 KBS와 함께 이번 월드컵 소식을 전하는 정이수씨는 21일 ‘월드컵 생방송 도중 어깨빵 당했습니다(역대급 방송사고 날 뻔)’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이 영상을 보면 개막전 경기장 주변 분위기를 전하던 정씨를 현지 팬으로 보이는 남성들이 둘러쌌다. 이들은 카메라에 대고 노래를 부르고 정씨 어깨에 손을 올렸다. 담배를 문 남성은 정씨 어깨를 치고 지나가기도 했다.

정씨는 리포트를 마친 뒤 “깜짝 놀랐다. (사람들이) 드럼을 치고 어깨동무를 해서 당황했다.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나마 상황을 통제한 게 이 정도”라고도 했다.

아르헨티나에서 온 리포터가 지갑을 도둑맞는 일도 벌어졌다.

인도 언론사 NDTV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TV 소속 리포터인 도미니크 메츠커는 생방송으로 축구 팬들을 인터뷰하던 중 지갑을 도난당했다. 메츠커는 “경찰에 신고했더니 ‘범인을 잡으면 어떤 처벌을 원하냐. 그가 징역 5년형을 받길 바라나. 추방되길 원하나’라고 내게 물었다”며 경찰 대응에 불만을 드러냈다.

미국 CBS에서 일하는 축구 저널리스트 그랜트 월은 성소수자를 지지한다는 의미로 무지개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었다가 경기장 입장을 거부당했다. 그는 SNS에서 “내가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티셔츠를 입었다는 이유로 현지 보안요원이 나를 25분 동안 억류하며 ‘경기장에 들어갈 땐 티셔츠를 벗어라’고 화를 냈다”고 주장했다.

웨일스 국가대표 출신 로라 맥알리스터 역시 무지개 모자를 쓰고 경기장에 들어가려다 보안 요원에 제지당했다. 결국 그는 모자를 압수당한 뒤 경기장에 들어갔다고 한다.

덴마크TV2의 라스무스 탄톨트 기자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생방송 뉴스를 전하던 중 보안요원 3명에게 제지 당했다. 이 기자는 외신기자증과 촬영허가서를 보안요원에게 제시하며 항의했고, 카타르월드컵조직위는 해당 방송사에 사과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