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플랫폼 노조가 카타르 월드컵 한국과 포르투갈 조별리그 3차전에도 쿠팡이츠를 상대로 한 파업을 이어간다. 지난 24일 우루과이전을 시작으로 28일 가나전에 이은 세 번째 집중 파업이다.
2일 라이더유니온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 노조로 구성된 쿠팡이츠 공동교섭단은 여전히 파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월드컵 경기 파업을 비롯해 지난 1일부터 서울 강남구 쿠팡이츠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도 벌이고 있다. 쿠팡이츠 교섭위원인 김종민 배달플랫폼노조 기획정책실장은 쿠키뉴스에 “사측에 교섭 재개 요청을 했지만 아직 연락이 오지 않고 있다”면서 “파업은 지난달 말 파업 선언 이후 계속 전개하고 있다. 월드컵 기간 홍보를 통해 적극적으로 파업을 조직하고 있다”고 파업 배경을 밝혔다.
월드컵 파업은 라이더들이 쿠팡이츠 앱을 로그아웃하거나 삭제해 배달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앞서 1, 2차전 월드컵의 경우 쿠팡이츠 파업으로 배달에 차질을 빚으면서 배달의 민족 등 다른 앱으로 소비자들이 몰리는 현상이 벌어졌다.
온라인 배달 커뮤니티에서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한 네티즌 A씨는 “파업 효과가 있었다. 쿠팡이츠 파업 예고에 월드컵 우루과이전 당시 타사 앱에 주문을 했고 손님들이 다른 배달앱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지 않았나 싶다”고 적었다. 또다른 네티즌 B씨는 “파업에 자영업자만 손해지 누구 하나 좋아진 사람이 없다. 자영업자와 소비자 모두 손해”라고 밝혔다.
이번 3차전도 파업으로 인해 배달이 원활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 파업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쿠팡이츠 배달 기사 중 노조 가입자 비중이 크지 않고 일반인 기사들도 많다는 이유에서다.
쿠팡이츠는 파업에 맞서 기본 배달료의 2~3배에 달하는 배달료를 기사들에게 지급하는 월드컵 프로모션을 펼쳤다. 월드컵 기간 소비자들이 경쟁사로 이탈할 것을 우려한 조치였으나 큰 효과는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과 노조 간 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쿠팡이츠 공동교섭단은 △기본배달료 인상(기존 2500원→4000원) △거리 할증 도입 △복리후생(보험료 지원 및 명절 상여금) 확대 △타임오프제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노조의 요구안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파업의 책임은 사측에 있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기본 배달료를 3100원에서 2500원으로 삭감하고 배달 거리당 할증률을 높였다. 기본료는 낮추고 원거리 배달 라이더의 수익이 더 늘어나도록 시스템을 변경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쿠팡이츠 공동교섭단은 프로모션 비율을 줄이고 기본 배달료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공동교섭단 측은 “자영업자나 소비자도 자신이 내는 배달료가 어떻게 분배되고 전달되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면서 “적정한 기본배달료에 거리가 늘어날수록 할증이 붙는 투명한 체계가 공유돼야 배달료를 둘러싼 소모적인 논쟁을 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