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공천여부 ‘아직도 미정’

더불어민주당,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공천여부 ‘아직도 미정’

기사승인 2022-12-12 10:26:57

“더불어민주당 텃밭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는 걸 막으려면 반드시 공천이 이뤄져야 한다.”

“1년 후에 22대 총선이 있다. 1석을 얻기 위해 당 정체성까지 훼손하면 큰 싸움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무공천이 답이다.”

총선을 1년 앞두고 치러질 내년 4월 5일 전주을 재선거가 본격화된 가운데 전북을 정치적 텃밭으로 자임하는 더불어민주당이 후보 공천 여부를 두고 장고에 들어갔다.

전북도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6일부터 예비후보 등록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김경민, 진보당 강성희 등이 곧바로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지만 민주당 소속은 한명도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 중앙당이 공천 여부를 결론낼 때까지 후보등록을 연기하라는 지침을 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9일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전주을 재선거 공천여부에 대한 논의를 벌였지만 끝내 결론을 내지 못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무공천에 힘이 실리는 건 맞지만 여전히 공천하자는 목소리도 나오는 게 사실”이라며 “예비후보 등록으로 이미 선거전이 시작된 만큼 더는 늦추지 못할 것이다. 다음 최고위원회에서는 공천여부가 결론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당연히 공천을 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자니 약한 명분이 문제다. 민주당 당헌·당규 재보궐선거 특례조항(제96조)에는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선거를 실시할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공천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먼저, 민주당 당헌·당규 재보궐선거 특례조항에 대해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당헌상 무공천 조건은 ‘부정부패 사건 등으로 그 직위를 상실’하는 경우인데, 이상직 전 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이 박탈된 만큼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민주당이 무공천을 포기하면 공천을 목표로 출마를 준비하던 후보들은 맥이 빠질 수밖에 없다. 이들은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거나, 차기총선까지 기다려야 한다. 현재 자천타천 민주당 공천을 바라보는 후보군으로는 이정헌 전 이재명 대통령 후보 선대위 대변인, 양경숙(비례) 의원, 이덕춘 변호사, 고종윤 변호사, 박진만 전라북도건축사회 회장, 성치두 도당 청년소통협력특별위원장,  이병철 전주을 지역위원장 직무대행,  임정엽 전 완주군수, 최형재 전 전주을 지역위원장 등이 언급된다. 또한 유성엽 전 국회의원을 비롯해 김승수 전 전주시장 등도 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다. 최소 두자리수 이상이다.

공천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들 중 일부는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결행할 것이다. 공천이 없는데 나가는 후보를 잡아둘 수도 없다. 또한 정의당과 민생당, 진보당 등에서 후보를 내면 다자대결이 형성된다. 이 경우 지난 20대 총선에서 보수정당(당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 전주을에서 민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된 바 있는 국민의힘 정운천 전북도당위원장처럼 인지도 높은 여당후보가 출마하면 당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무공천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단순히 당헌·당규만이 아닌 22대 총선까지를 염두에 두고 있다. 민주당은 22대 총선을 윤석열 정부의 중간평가로 규정하고, 그간의 실정을 내세워 압승을 거두는 전략을 짜야 한다. 만약 민주당이 국회의원 1석 확보를 위해 원칙을 버린다면 전주을 재선거 이후 있을 차기총선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공천을 하든 안하든 진즉에 결론이 났어야 했다”며 “이렇게 막판에 몰려 결론을 내게되면 하든 안하든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주=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
김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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