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살인사건 우발적 범행 아니었나?

택시기사 살인사건 우발적 범행 아니었나?

용의자, 시신 유기 파주 집 실소유자 살인도 실토
피해자 집⋅카드⋅휴대전화 쓰고 대출까지 받아
우발적 살인 외 연쇄 살인 가능성도 의심

기사승인 2022-12-27 19:40:08

고양 택시기사 살인용의자로 체포된 30대 남성이 추가 범행을 실토하면서 이 사건의 파장이 커질 조짐이다. 

용의자 이모 씨의 입을 통해 확인된 내용만 따지고 봐도 우발적인 살인보다는 연쇄살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일 이 씨는 음주운전을 하다 60대 택시기사 A 씨의 차량과 접촉사고를 냈다. 이 씨는 신고를 막기 위해 합의금을 주겠다며 A 씨를 파주 집으로 끌어들였다. 이 과정에서 합의가 여의치 않자 둔기로 A씨를 살해했다. 이후 옷장 속에 유기된 시신은 이 씨 여자친구에게 발견됐다.  

A 씨 가족들은 지난 25일 실종 신고를 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남자친구 아파트 옷장 안에 죽은 사람이 있다"는 이 씨 여자친구의 112 신고가 접수되면서 용의자는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경찰조사 과정에서 시신이 유기된 파주 집의 실소유자는 50대 여성으로 밝혀졌다. 이 씨는 이 여성을 넉 달 전에 살해해 인근 강에 유기했으며 자신과 연인사이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 씨는 일반인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치밀함과 뻔뻔함을 보였다.  

 우선 A 씨 살해 후 피해자의 신용카드로 수천만 원을 결제했다. 시신유기를 신고한 여자친구에게 고가의 가방을 선물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A 씨 신용카드로 수천만 원 가량의 대출까지 받았다.

범행당일인 20일과 긴급체포된 25일 사이 이 씨가 편취한 금액은 7000여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락이 끊긴 가장을 걱정한 A 씨 가족들이 휴대전화로 연락을 취하자 이 씨는 통화는 하지 않고 카카오톡으로 피해자 를 흉내내 기만하려는 영악함을 보였다.  

자신과 연인사이였다고 주장하는 여성을 살해한 뒤의 행각도 이해불가 수준이다.

살해된 여성과 나이차가 20세가량 나는데다 살해한 여성의 집에서 4개월 동안 계속 머물며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쓴 점, 그리고 그 집에서 제2의 살인을 저질렀다는 점이 쉽게 납득이 되질 않아서다.   

 용의자 소지품에서 또 다른 전 여자친구 명의의 휴대전화가 발견됐는데 이 여성과 연락이 닿지 않는 것도 추가범행을 우려케 하는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내용만 놓고 보면 이 씨는 살해한 사람들의 소유물을 가로채 사실상 생활을 영위해 왔다. 공포영화에나 등장할 법한 연쇄살인범의 행각이다. 

이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28일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에서 열린다.

손대선 기자 sds1105@kukinews.com
손대선 기자
sds110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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