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빙어낚시 천국, 춘천 신포리·지촌리 일대 마리수 보장
- 코로나19로 움츠렸던 축제들 3년 만에 화려한 귀환
“추위야 반가워”
계묘년 새해 첫 주말을 맞아 강원도 화천의 산천어 축제장과 평창 송어축제장과 빙어낚시 등 겨울 낚시를 즐기기 위한 인파로 북적였다. 아직 개막을 앞두고 있는 인제 빙어축제장을 대신해 춘천시 신북면 신포리, 지촌리 일대 강에는
텐트 안에서 혹은 따사로운 겨울 햇살이 내리쬐는 눈 덮인 얼음판 위에서 빙어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로 흰 얼음판 위가 알록달록 화려하다.
3년간 코로나19로 혹은 이상고온으로 취소되거나 어쩔 수 없이 축소 진행됐던 강원지역 겨울 축제들이 오랜 만에 다시 열렸다. 수만 명에서 100만명 이상 찾던 축제들이 올 겨울은 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다양하게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각 지자체에서는 지역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7일 개막한 화천산천어축제는 29일까지 이어지고 평창송어축제는 지난해 12월 30일 개막해 이달 29일까지 한 달간 이어진다. 인제빙어축제는 1월 20일 개막 예정이다.
이밖에 1월7일 철원 한탄강·고석정꽃밭에서 한탄강얼음트레킹 축제를 시작으로 제11회 홍천강 꽁꽁축제가 13일 홍천 도시산림공원 토리숲 일대에서 열린다. 2023 대관령눈꽃축제는 평창 대관령면 송천 일원에서 개장하고 태백에서는 27일부터 제30회 태백산 눈축제가 열려 눈의 나라가 펼쳐진다.
3년 만의 축제를 진행하면서 각 지자체는 인파에 대비한 안전사고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사전 안전관리 점검은 물론 미끄럼 방지패드 설치, 얼음 두께 관리, 구역별 안전관리 요원 배치 등 철저한 대비를 통해 안전하고 즐거운 겨울 축제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쿠키뉴스는 대표적 얼음 낚시터인 화천과 춘천 평창 일원을 돌아보았다.
■ 화천 산천어 축제
6일 밤부터 내린 눈으로 7일 개막한 온통 흰 눈으로 덮여 축제장은 동화의 나라로 바뀌었다. 진눈깨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은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함성과 함께 차가운 물에 뛰어들어 요리조리 피해 다니는 산천어 잡기에 신이 났다.
가족, 연인, 친구들과 축제장을 찾은 수천 명의 내 외국인들은 얼음 구멍마다 두툼한 옷차림으로 의자에 앉아 루어(가짜미끼)를 들었다 놨다 하며 눈을 떼지 못한다. 한 외국인 참가객은 아예 얼음구멍이 뚫려있는 얼음판에 엎드려 낚시에 집중하다 낚싯대가 부러질 듯 휘어지며 산천어가 달려 올라오자 함께 온 일행은 박수를 치며 환호성이다.
세계가 주목한 이색 겨울축제! 강원도 화천에서 열리는 얼음나라 화천산천어축제는 2011년 미국 CNN이 선정한 ‘겨울의 7대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힌 이색 겨울축제이다. 물 맑기로 유명한 화천천이 겨울 추위에 꽁꽁 얼어붙는 매년 1월에 축제가 열리며, 얼음낚시로 ‘계곡의 여왕’이라 불리는 산천어를 잡을 수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산천어 얼음낚시의 손맛을 즐길 수 있어서 매년 100만 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다. 산천어축제의 최대 묘미는 직접 잡은 산천어를 그 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300마리를 한꺼번에 구울 수 있는 초대형 구이통을 이용해서 노릇노릇 맛있게 산천어를 구워 먹을 수 있으며, 회센터에서 먹기 좋게 회를 떠서 싱싱한 산천어의 맛을 즐길 수도 있다.
축제에 앞서 지난 연말부터 화천읍 시가지에는 선등거리가 조성돼 산천어 모양의 등 2만5000여 개와 LED 조명 수백만 개가 관람객 및 체험객을 맞고 있다. 또한 서화산 다목적광장에는 중국 하얼빈 출신 빙등 기술자들이 각얼음 8500개로 만든 실내 얼음조각광장이 조성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축제위원회는 올해 축제에 100만 마리의 산천어가 풀어 놓기로 했다.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는 얼음낚시와 산천어 맨손잡기, 루어낚시, 수상낚시 등의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낚시 외에도 100m가 넘는 눈썰매장과 얼음썰매, 아이스봅슬레이, 피겨스케이팅, 얼음축구, 얼곰이성미끄럼틀, 짚와이어 등 놀거리가 다양하다. 축제장을 찾은 내외국인 관광객들은 체험객들은 다양한 먹거리와 즐길거리로 하루해가 짧다.
축제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진눈깨비가 날리는 날씨에도 수많은 관광객들이 축제장을 찾아줘서 감사드린다.”면서 “일부 동물보호단체에서 생명존중을 강조하면서 반대입장을 표하지만 축제에 쓰이는 산천어들은 식용으로 키우는 것이어서 문제가 안된다.”며 이해를 구했다.
■ 평창 송어축제
강원도에서 가장 먼저 겨울 축제가 시작된 곳이 평창이다. 평창군은 지난달 30일 진부면 오대천 일원에서 3년 만에 송어축제를 재개했다.
평창은 국내에서 처음 송어 양식을 시작한 곳으로 해발 700m의 청정 수역에서 자란 평창송어는 크기 뿐 아니라 살이 찰지고 맛과 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배경으로 2007년 송어축제를 시작해 평균 50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아 강원도 대표 겨울축제의 하나로 성장했다.
올해 행사에서는 표식 있는 송어를 잡으면 순금을 받을 수 있는 ‘황금 송어를 잡아라’를 비롯해 꽁꽁 얼어붙은 얼음을 뚫고 즐기는 얼음낚시, 맨손으로 송어를 잡는 '송어 맨손잡기' 등 다양한 이벤트가 방문객을 기다린다. 실내 낚시터와 외국인 전용 낚시터, 텐트 낚시구역 등도 운영 중이다.
■ 춘천 신포·지촌리 빙어낚시터와 인제 빙어축제
춘천땜 상류 춘천시 사북면 신포리, 지촌리 일대는 빙어낚시의 성지라 불리는 지역이다. 북한강 상류 지역으로 물이 깨끗하고 어족자원도 풍부한 이 곳은 지난 달 말 완전 결빙되면서 전국에서 몰려온 낚시 마니아와 빙박인들로 연일 북적인다.
드론으로 하늘에서 내려다 보니 마을 주민이 소득사업으로 설치해놓은 정감있는 비닐텐트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 다양한 형태와 기능을 갖춘 형형색색의 아이스텐트들이 줄지어 자리하고 있다. 날씨가 따뜻해 기자가 찾은 6일에는 텐트없이 강 위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았다.
냉수성 어종인 빙어는 봄에서 가을까지는 물 속 깊은 곳에서 살다가 수온이 내려가면 수면 가까이 올라온다. 수박향이 나는 빙어는 고기가 연하고 깨끗해서 잡은 즉시 회나 무침, 튀김으로 요리해 먹는다.
족히 30cm는 되 보이는 두꺼운 얼음 구멍 안을 들여다보면 맑은 물 속에 빙어가 미끼를 무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정도다. 입질이 활발한 아침과 저녁 시간에는 채비를 내리면 동시에 5~6마리의 빙어가 미끼를 물고 올라오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춘천에서 온 한 (81) 한석훈 씨는 “집에서 멀지 않고 쉽게 낚시를 즐길 수 있어 건강도 챙길 겸 자주온다. 요즘은 워낙 낚시가 잘 돼서 집으로 돌아갈 때는 고기를 모두 나눠주고 간다.”며 밝게 웃었다.
파주에서 아들과 함께 낚시터를 찾은 이원주(45) 씨는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아들과 오붓하게 낚시를 즐기며 겨울 강위에서 하룻밤을 보내니 부자의 정이 더욱 돈독해 진 것 같다.”고 이야기하자 옆에 있던 아들 하람(16)이도 아빠 최고라며 V자를 그렸다.
빙어낚시를 텐트 안에 보온 시설만 충분히 갖추면 '쩡쩡'하며 얼음이 단단히 얼어 갈라지는 소리와 쏟아지는 별들을 바라보며 강 한가운데의 밤낚시도 매력적이다.
낚시터 가는 길은 춘천시 지촌리에 위치한 ‘현지사’를 입력하고 현지사 도착 전 강가로 내려가면 된다.
강원도 겨울 축제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인제 빙어 축제는 이달 20일부터 29일까지 10일간 인제 남면 부평리 소양강댐 상류 빙어호에서 열린다. 인제지역에서 잡히는 빙어는 그대로 회로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신선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으로 빙어 튀김이나 빙어 무침도 참가객들을 유혹한다. 축제장에는 얼음썰매와 눈썰매, 사륜오토바이(ATV)를 비롯해 얼음축구대회, 윈터서든어택 등 전국대회가 펼쳐진다.
화천·평창·춘천/ 글·사진=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