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걸 잘못이라고 하는 거야, 스튜어디스 혜정아.”
“선생님은 여자랑만 싸우실 것 같은데…. 저도 넝~담(농담).”
싸늘하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주인공 문동은(송혜교)이 내뱉는 대사는 한 마디 한 마디가 잔뜩 벼린 칼처럼 날카롭다. 시청자들은 문동은이 가해자들에게 던지는 말을 패러디하며 새로운 밈(Meme)을 탄생시키고 있다.
가장 많이 회자된 대사는 8화에 등장하는 이 문장. “이런 걸 잘못이라고 하는 거야, 스튜어디스 혜정아.” 학교폭력 가해자였던 최혜정(차주영)이 피해자 문동은에게 “실수하면서 크는 거”라고 말하자, 문동은은 “이런 걸 잘못이라고 한다”며 “다 알면서 하는 거, 다치라고 하는 거, 네가 매일매일 나한테 한 거”라고 응수한다. 감정을 싣지 않고도 상대를 압박하는 문동은의 말투에 시청자들은 환호했다.
“스튜어디스 혜정아”는 패러디도 많이 된다. 온라인에선 “‘더 글로리’ 너무 재밌다, 드라마 작가 은숙아” “시즌2도 빨리 공개해 드라마 작가 은숙아” 같은 반응이 나온다. ‘더 글로리’를 집필한 김은숙 작가 이름을 극 중 문동은 대사처럼 언급한 패러디다. ‘더 글로리’ 배우도 가세했다. 학교폭력 가해자 박연진을 연기한 배우 임지연은 7일 SNS에서 “화이트 입고 오는 거 아니야, 스튜어디스 혜정아”라고 말했다. 자신이 올린 ‘더 글로리’ 속 결혼식 사진에 최혜정 역 배우 차주영이 댓글을 달자, 문동은 대사를 인용해 답글을 단 것이다.
문동은이 같은 학교 교사 추 선생(허동원)과 입씨름을 벌이며 뱉은 말들도 화제다. 추 선생이 문동은에게 무례한 말을 던진 뒤 “넝담”이라고 얼버무리자, 문동은은 “추 선생님은 (말을) 거북하게 하는 편”이라고 반격한다. 화가 난 추 선생은 “문 선생은 여자인 걸 감사하게 생각해야겠다. 남자였으면 진짜 세게 한 대 맞았다”라고 으름장을 놓지만, 문동은은 눈 하나 깜짝 않는다. 오히려 “선생님은 여자랑만 싸우실 것 같은데”라고 맞선다. 넷플릭스가 지난 2일 SNS에 올린 이 클립 영상 조회수는 8일 기준 5만 건을 넘겼다.
이밖에도 문동은이 기독교 신자인 학교폭력 가해자 이사라(김히어라)에게 “네 주님 개빡쳤어. 너 지옥행이래”라고 말하는 장면, 자신더러 알록달록해졌다는 전재준(박성훈)에게 “그런데 재준아. 넌 모르잖아. 알록달록한 세상”이라고 받아치는 장면, 멀리서 박연진을 바라보며 “나는 너의 아주 오래된 소문이 될 거거든, 연진아”라고 읊조리는 장면 등이 온라인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더 글로리’는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문동은이 초등학교 교사가 돼 자신을 괴롭힌 가해자들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다. 지난달 30일 시즌1이 공개됐다. 넷플릭스는 ‘더 글로리’가 공개 3일 만에 2541만 시간 시청돼 TV 비영어 부문 시청시간 3위로 올라섰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시즌2는 오는 3월 공개된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