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로 전당대회가 양자대결로 굳어지고 있다. 4파전으로 시작된 전당대회는 불출마와 잠행 등으로 양자대결 윤곽이 굳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유력주자 중 하나로 꼽히던 나 전 의원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오늘 이 정치 현실은 매우 낯설다. 어렵게 이뤄낸 정권교체를 헛되이 흘려보내선 안 된다”며 “질서정연한 무기력함 보다는 무질서한 생명력이 필요하다”고 우회적인 비판을 남겼다.
김기현 국민의힘 후보는 나 전 의원의 불출마를 당을 위한 헌신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김 후보는 나 전 의원과 함께 화합을 이루면서 전대와 차기 총선에서 승리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하지만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와 윤상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표현하면서 이번 전당대회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전당대회 초기부터 차기 총선승리의 주요 전략으로 꼽은 ‘수도권론’을 강하게 내세웠다.
초기 4파전에서 ‘민심’의 두각을 드러낸 유승민 전 의원은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평소 진행하던 특강과 방송 등의 행보를 멈췄다. 전당대회 메시지 역시 별도로 내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전당대회가 당원 100%로 진행되는 만큼 출마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는 나 전 의원의 불출마로 결선투표의 의미가 줄었다고 평가했다. 당원들의 선택이 중요해진 만큼 나 전 의원의 지지층이 어디로 움직이는 지가 승패를 가를 중요한 요소가 됐다는 분석이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26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나 전 의원의 불출마로 전당대회가 김 후보와 안 후보의 양자대결 구도로 굳어지는 상황”이라며 “당원들은 윤석열 대통령을 강화시켜주는 후보와 내년 총선에서 강점을 보이는 후보 사이에 고민하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나 전 의원의 지지표는 안 후보로 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안 후보가 결집력이 약해 전부 지지율을 흡수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김 후보는 강력한 결집력을 가지고 있지만, 확장성이 약하다”고 분석했다.
최근 변수로 꼽히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지지층에 대해선 “안 후보와 이 전 대표가 간 감정의 골이 있지만 친윤계와는 사이가 더 좋지 않다”며 “해당 표심이 전당대회에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