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나경원 전 의원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지지층이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이들이 고정 지지층을 가지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전당대회 4파전에서 나 전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본격적인 양강구도 체제로 돌입했다. 김기현·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연일 우군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나 전 의원은 불출마 선언 전 여론조사에서도 1~2위를 유지하면서 단단한 고정 지지층을 증명했다. 이 전 대표는 대선 기간부터 징계 이후까지 자신의 페이스북과 메시지 등을 통해 당원가입을 독려했다.
두 후보는 서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나 전 의원에게 연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김 후보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청년 정책지원단 발대식 후 기자들과 만나 “문자로 주고 받은 게 있고 현장에서 상당한 시간에 걸쳐 얘기했다”며 “구체적인 사항은 필요한 시기에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또 지난 28일에는 “나 전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단 한 번도 압박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친윤계의 압박으로 불출마한 ‘나심’이 전대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진 것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 후보측은 불출마 위로 메시지에 이모티콘으로 답변이 온 것과 회동 제안 메시지에 시간을 달라는 답변을 받은 사실을 공개하면서 연대 가능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 전 대표의 지지층 향방도 중요해졌다. 이 전 대표를 중심으로 2030 남성들의 당원 가입이 이어지면서 고정 지지층이 확보된 상태다. 특히 당원 규모의 증가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는 이 전 대표와 나 전 의원의 표심이 전당대회 ‘조커카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반윤핵관’이라는 공동 목적이 생긴 만큼 표심이 집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31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양자대결에서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급격히 상승한 이유는 국민의힘 성향 분포가 달라졌다는 의미”라며 “국민의힘 지지층 중 일부가 윤핵관을 맘에 들어 하지 않는다는 근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전 대표가 예전같이 안철수 후보와 명확하게 갈등 구도를 만들어내고 있지 않다”며 “연대와 지지를 않는다고 했지만 반윤핵관 정서는 있다”고 말했다.
최 평론가는 나 전 의원에 대해서도 “나경원 전 의원도 윤핵관의 압박으로 출마를 못하게 됐다. 적의 적은 동지가 된 상황이다”라며 “나경원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의 표심이 전당대회 조커 카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