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가 쇼핑·도서 부문을 분리하며 물적 분할에 나선다. 인터파크는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는 주장이지만 업계에선 본격적인 매각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인터파크는 지난 26일 서울 삼성동 빌딩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분할계획서 의안을 가결했다. 분할회사는 인터파크, 분할신설회사는 인터파크커머스(가칭)로 분할 기일은 오는 3월 1일이다.
분할신설회사는 쇼핑 및 도서 사업 부문에, 분할회사는 투어와 티켓 등 나머지 사업 부문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복안이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사업 부문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사업 특성에 맞는 경영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매각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인터파크는 사업부 분할에 따라 일부 서비스도 쇼핑·도서 부문과 투어·티켓 부문으로 나눠 재편하기로 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서비스 개편과 관련해 “많은 게 조율돼야 하는 부분”이라며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파악 중이며 결정된 건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인터파크와 이커머스 기업인 큐텐은 내부 타운홀 미팅을 열고 매각 관련 내용을 논의한 바 있다. 큐텐은 인터파크 창립 멤버이자 G마켓 창업자인 구영배 대표가 설립한 회사다.
현재 싱가포르를 비롯해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중국·홍콩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e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회원 수만 2000만명이 넘는다.
인터파크커머스 인수 기업으론 큐텐이 유력한 상황이다. 큐텐은 지난해 9월 티몬을 인수하며 국내 이커머스로 사업을 확장했다.
큐텐은 티몬과 함께 해외 직구 영역을 강화해 시너지 창출을 위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티몬 무역 전문관'을 신설하고 큐텐에서 판매하고 있는 직구 상품 등을 연동해 티몬에 선보였다.
큐텐이 인터파크커머스를 인수하게 되면 모기업인 야놀자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이커머스 시장 공략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실제 큐텐은 야놀자와 인터파크를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놀자는 지난해 말 여행·공연·쇼핑 등 인터파크 지분 70%를 사들인 바 있다. 여행·숙박 사업의 시너지를 고려해 인수 초기부터 커머스 부문의 매각을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파크의 경우 물적 분할로 여행과 공연을 중심으로 한 사업에 보다 주력할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선 인터파크 쇼핑 부문의 물적 분할이 본격적인 매각 절차를 위한 수순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큐텐의 인터파크 커머스 부문 인수를 위한 작업은 이미 진행 중이었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인수 역시 지분 교환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수가 이뤄지면 운영 채널이 늘어나게 되고 그만큼 국내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나 물건을 판매하는 셀러들의 창구가 많아져 시너지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