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에서 특가로 판매된 육회를 먹은 소비자 수십 명이 식중독 증상을 보이면서 오픈마켓의 판매책임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위메프 관계자는 7일 쿠키뉴스에 “피해를 요청한 소비자들에 한해 전량으로 환불 절차를 밟고 있다. 판매자와 같이 법적으로 나서서 소비자 피해 보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사전에 제품 검증 단계가 미흡했다는 지적에 “오픈마켓이니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다. 판매자가 입점한 다음 본인의 물건을 판매하기 때문에 사전에 일일이 검수를 하기엔 어렵다. 직매입 방식이면 가능하지만 중개 방식이다 보니 그 부분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지난 5일부터 인터넷 쇼핑몰에서 주문한 육회를 먹은 뒤 설사와 구토, 복통 등에 시달렸다는 게글과 댓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게시물에서 “핫딜에서 육회가 저렴하게 올라와 시켰는데 한 팩 먹고 3, 4일 동안 설사를 하는 중”이라며 “첫날엔 오한, 설사, 구토 증상을 보이다 오한은 사라졌는데 설사와 헛구역질은 아직도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래서 리뷰 코너에 가보니 하나 둘 (피해자가) 나오기 시작하고 읽어 보니까 (업체에서) 리뷰를 삭제하나 보더라”고 주장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저녁부터 발열, 설사, 구토, 오한 증상이 있어서 3일 설사한 듯하다”, “이거 사려다 말았는데 무섭다”, “이럴까봐 핫딜에서 고기는 잘 안 산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또다른 게시물 댓글에는 “치료비까지 줘야지, “피해를 증명할려면 병원 진단서나 입원 기록이 필요할 듯”, “나도 하나 먹고 배 아팠는데 그 이후로 하나 남겨두고 있다. 이거 환불 언제 해주냐” 등의 반응도 나왔다.
문제가 된 상품은 ‘대원축산’에서 지난달 19일 판매한 특가 육회다. 소스와 고기 200g으로 구성돼 정상가 1만1500원, 할인가 1만810원에 팔렸다.
해당 상품은 위메프에서만 2550건이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약 75명이 식중독 피해 신고 및 반품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메프는 해당 상품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발열 오한을 호소하는 사례가 접수되자 파트너사와 연락해 지난 5일 자정 직후 판매를 종료했다. 순차적으로 피해자들의 환불을 돕고 판매자의 대처 상황에 따라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위메프 측은 문자를 통해 “해당 판매자는 우선 환불·반품을 원하시는 모든 고객들에게 결제금액의 100% 환급 및 합당한 보상책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면서 “판매자의 모든 상품에 대해 미생물 검사, 생산·유통·납품 전 과정을 확인해 고객 민원 원인을 규명하고 관계기관 신고 이후 조치 또한 성실히 이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판매자는 도축 후 3일 이내 냉장상품을 유통했다는 입장으로 배송 과정 등 문제 원인을 파악 중이다. 전날 육회 제조업체 2곳을 방문해 현장 점검을 실시한 식약처는 식중독균 오염도 등에 대한 분석을 마치는 대로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소비자 피해에 대해 중개인 개념인 오픈마켓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가 오픈마켓을 통해 구매한 상품으로 인해 피해를 입어도 본인이 직접 판매자를 찾아 피해복구를 해야만 하는 국내 유통법의 한계 때문이다.
박순장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소비자감시팀장은 "대규모유통업법 일부개정안이 국회에 계속 계류 중이다. 법안 제정이 돼서 시행이 돼야 이후 상황을 점쳐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대형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도 판매자 등록만 해주고 수수료만를 챙긴 후 나몰라라 하는 경우가 많다. 오픈마켓을 보고 구매를 하는데 소비자만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육회를 비롯해 온라인 플랫폼 문제가 계속 불거지고 있는데 법안이 시행이 돼야 중개 업자도 일말의 책임을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관련 법안은 2020년 1월26일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대표발의된 이후 3년째 국회에서 여전히 계류 중이다. 김경만 의원은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대규모유통업법)' 일부개정법을 발의했다. 법안은 상품판매매개자에 대한 정의 신설, 상품판매매개자의 간접책임 규정 도입, 상품판매매개자가 주의 의무를 다한 경우 책임 면제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