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자 실력은 어떨까?"...10초 만에 2000자 기사 술술 [챗GPT열풍]

"AI 기자 실력은 어떨까?"...10초 만에 2000자 기사 술술 [챗GPT열풍]

기사승인 2023-02-15 06:01:01
챗GPT 사용자는 3억명을 넘어섰다. 인공지능의 시대가 빠르게 도래하고 있다. 픽사베이 

“네, 기사 작성은 제가 확실히 도와드릴 수 있어요” 자신만만했다. 글쓰기는 교육받은 과제 중 하나이며 도움이 되는 지침까지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엉뚱한 대답을 내놓거나 ‘이해하지 못했다’를 반복하는 기존의 인공지능(AI) 챗봇과는 달랐다. 언어를 학습해 인간과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누는 챗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 오픈AI에서 개발했다. 논문은 물론 소설과 시나리오 등 창의적인 글까지 작성 가능하다. 빠르게 진화 중인 챗GPT는 어느 수준까지 도달했을까.

뿌리산업 외국인 숙련 인력 확대에 대한 보도자료. 산업통상자원부 

14일 챗GPT를 통해 보도자료를 토대로 한 기사 2건, 기본 정보를 준 기사 1건 작성을 주문했다. 기사 작성에 걸린 시간은 10여초가 채 되지 않았다. 3건의 기사 모두 빠르게 만들어냈다. 다만 짧은 시간 교육으로는 출판 가능한 기사를 만들기에는 부족한 점이 보였다.
 
챗GPT에게 지난 12일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나온 <뿌리산업 숙련기능 외국인력 400명으로 대폭 확대> 자료를 전달했다. 이를 바탕으로 ‘외국인 근로자 채용에 대한 업계의 반응’을 추가해 기사를 작성해달라고 했다. 챗GPT는 “제공된 정보를 바탕으로 주제를 확장해 기사를 작성할 수 있다”며 “요구사항에 맞는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챗GPT에게 한글로 된 보도자료를 전달했다. 보도자료를 이해하지 못했는지 기사 작성 명령을 수행하지 못했다. 이소연 기자 

언어의 벽은 AI에게도 버거웠다. 한글로 된 보도자료를 이해하지 못했다. 무언가 잘못된 것 같다며 조금 후에 다시 시도해달라고 했다. 두 번째 시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번역한 보도자료를 준 후에야 5문단의 기사를 작성했다. 기사는 보도자료 내용을 빠짐없이 담고 있었다. 보도자료에 없는 해석도 있었다. “뿌리산업에 숙련 외국인 노동자가 증가함에 따라 산업계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인재의 유입은 그 분야의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제공해 성장과 발전에 기여한다. (…) 뿌리산업은 외국인 근로자 고용 덕분에 앞으로 몇 년 동안 상당한 성장을 보일 것이다” 등이다. 
 
부족한 부분도 있다. 시제가 올바르지 않았다. 보도자료의 내용은 향후 뿌리산업 숙련 외국인 노동자를 늘릴 것이라는 게 골자다. 그러나 챗GPT는 이미 늘어났다고 기사를 작성했다. 시제를 지적하자 “실수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며 “이해했다”고 답했다. 이어 업계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추가 근거를 요청했다. 챗GPT는 “잠재적 이점에 대해 추측하는 기사를 작성하고 업계가 긍정적으로 반응할 이유는 제안할 수 있다”면서도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는 찾지 못했다”고 했다. 다시 기사 작성을 지시하자 보도자료의 기존 정보가 대다수 사라지기도 했다. 몇 차례 추가 지시 및 수정을 거쳐 완성한 기사는 다음과 같다. 영어를 한국어로 다시 번역해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있다. 


한국의 뿌리 산업은 산업통상자원부의 계획 발표에 따라 숙련된 외국인 노동자들의 수가 크게 증가할 것이다. 이 계획은 업계의 외국인 근로자 수를 120명에서 400명으로 늘려 전년 대비 3배 이상의 증가를 기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용부는 또한 각 뿌리 회사에 의해 고용된 외국인 근로자의 수를 5명에서 8명으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외교부는 E-7-4(기능기술인력) 비자를 통한 외국인 숙련 노동자의 비자 전환 제도를 권고했다. 2017년부터 시작된 이 제도는 최근 10년 이내 5년 이상 E-9(비전문취업) 자격으로 국내에서 정상적인 취업활동을 한 외국인 근로자가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외국인 근로자는 한국어 능력, 근무 경력, 숙련도 등을 기준으로 선발되며, E-7-4 비자로 전환되는 근로자는 국내 체류 기간에 제한이 없어 루트 기업이 장기간에 걸쳐 숙련된 생산 능력을 갖춘 외국인 인력을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월 13일 '2023년 숙련도 향상 비자 전환 관련 뿌리산업 추천계획(E-7-4)'을 발표하고 전국뿌리산업진흥센터를 통해 신청 접수를 시작한다. 국내 외국인 숙련노동자에 대한 비자 전환제도는 정규 선발과 수시 선발로 나뉘어 분야에 관계없이 각 부서에서 추천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기업들이 다년간의 현장 경험을 가진 숙련된 외국인 노동자들을 데려올 수 있고, 그에 따라 그들의 생산 능력을 증가시킬 것이기 때문에, 한국의 뿌리 산업에 많은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는 이러한 발전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의 이행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박효상 기자 

두 번째 보도자료는 삼성전자의 주주총회가 다음 달 개최된다는 내용이었다. 한글로 된 보도자료로는 기사를 완성하지 못했다. 주주총회와 주총이 같은 단어임을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도 보였다. 한글을 영어로 번역해 전달했다. 보도자료에 충실한 기사가 완성됐다. 일부 추가된 문장도 눈에 띠었다. “삼성전자는 최근 몇 년간 주주총회를 투자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전자공고로 대체해 종이 사용량을 줄이고 환경보호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등이다. 이는 기존 보도자료 내용을 토대로 새롭게 창작한 문장이다.

그러나 이번 보도자료에서 기자들이 주시한 내용은 안건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가 담겼는지 여부였다. 이 회장의 복귀 안건은 다음 달 열릴 주주총회에 포함되지 않았다. 챗GPT에게 다시 물었다. 이 회장의 복귀 불발을 포함한 내용을 기사에 넣을 수 있는지를. 챗GPT는 “당연하다”며 기사를 재작성했다. 작성된 기사에는 오류가 많았다. “삼성전자는 2023년 2월10일 연례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 회장이 불참했음에도 주총은 예정대로 진행돼 다른 임원들이 논의와 의결 과정을 주도했다”, “이 회장이 불참한 이유는 미지수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 성명을 아직 내지 않았다” 등이다. 모두 사실이 아니다. 가짜뉴스다. 몇 차례 수정과 교육을 거친 후 챗GPT는 아래와 같은 기사를 다시 내놨다. 번역이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있다.


삼성전자가 오는 3월 15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4차 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는 주주들이 회사의 실적과 향후 계획을 논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된다. 올해 회의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한종희 사내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이 다뤄진다.

기존 보도와 달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주총에서 등기임원으로 복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회담 날짜는 최근에야 발표되었고 이 대통령(번역 오기로 보임. 이 회장)의 임명에 대한 정보는 부정확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몇 년간 주주총회를 투자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해왔다. 2020년에는 주주들이 직접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도 사전에 투표할 수 있는 전자투표제를 도입했다. 주주들은 투자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24시간 투표를 제공하는 예탁결제원 시스템을 통해 3월 5일부터 3월 14일까지 전자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종이 사용량을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주주들에게 보내는 종이 우편물을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한 전자공고로 대체했다. 이 감소는 약 3,500만 장의 종이를 절약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약 3,000년 된 나무를 보호하는 것과 맞먹는다.

삼성전자는 2021년부터 주주총회 온라인 방송을 시작해 주주들이 회의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보고 질문할 수 있도록 했다. 온라인 방송 예비신청은 3월 초부터 회사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며, 주주는 3월 5일부터 3월 14일까지 온라인 방송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현행법상 온라인 방송 중에는 회의 안건을 의결할 수 없다. 주주들은 사전에 전자투표를 통해 투표를 하거나 대리투표를 신청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이 자리에서 주주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좌석 간격과 지정 좌석 배치 등 방역 지침을 지속적으로 준수할 예정이다.

 
MWC 2022 전시장 모습. 연합뉴스 

마지막으로 보도자료 없이 몇 가지 정보를 준 후 기사를 작성하게 했다.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관련 내용이다. 주어진 정보는 △2023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오는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장관급 프로그램으로 '디지털 혁명을 이끄는 네트워크 투자'를 주제로 연설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방미 때 발표한 '뉴욕 이니셔티브'가 구체적으로 소개될 것으로 보인다 △ MWC는 인공지능을 포함한 다양한 신기술을 전시할 것이다 등이다. 챗GPT는 버벅대기 시작했다. 모든 정보를 한 문장 안에 넣었다.


2023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장관급 프로그램으로 '디지털 혁명을 이끄는 네트워크 투자'에 대한 연설을 하고 2월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인공지능을 포함한 한국의 최신 기술 발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챗GPT에게 이것은 내가 원하는 기사가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기사의 문장은 간결해야 하고, 한 문장에 모든 정보를 담을 필요가 없다. 단락도 나뉘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다시 기사를 작성해달라고 했다.
 
누적된 교육의 성과일까. 챗GPT는 엉망이었던 첫 기사와 다르게 3문단의 깔끔한 기사를 내놨다. 다만 여전히 문제는 남았다. 기사 내에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추측성으로만은 기사를 내보낼 수 없다. 몇차례 더 MWC가 흥미로울 것이라는 근거를 포함해 기사를 작성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한 최종 기사다. 앞서 MWC를 통해 어떤 신기술이 발표됐다거나 그간의 성과가 무엇이었다는 근거는 담기지 않았다.


2023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오는 2월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될 예정으로 업계 선두주자와 기술 마니아 모두에게 흥미진진한 행사가 될 전망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장관급 프로그램에서 '디지털 혁명을 이끄는 네트워크 투자'를 주제로 연설한다. 그는 연설에서 지난해 9월 방미 당시 한국 대통령이 발표한 윤석열 '뉴욕 이니셔티브'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할 것으로 보인다.

MWC는 인공지능의 최신 발전을 포함한 다양한 새롭고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일 것이다. 이를 통해 참석자들은 기술 산업의 현재 상태와 미래 방향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입니다.

이 장관의 매우 기대되는 연설 외에도, MWC는 또한 참석자들이 업계의 다른 전문가들과 연결하고 네트워킹하며, 최신 기술을 직접 볼 수 있는 독특한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다. 

전체적으로 2023년 MWC는 기술과 혁신의 세계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유익하고 흥미로운 행사가 될 것을 약속한다.
  
챗GPT는 2000자 분량의 기사를 10여초 만에 작성 완료했다. 이소연 기자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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