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엔 학교 앞에서 꽃다발 3만원이면 샀는데 지금은 기본 5만원이네요. 1년 사이 꽃 가격이 많이 올라 당황스러워요.”
졸업 시즌을 앞두고 꽃 가격이 오르며 급등하며 시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3년 만에 대면 졸업식에 졸업 특수를 기대하던 상인들도 생산비가 급등하며 좀처럼 웃지 못했다.
14일 꽃 소매업계에 따르면 평균 3만~4만원이던 꽃다발 가격은 최근 5만~6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일부 꽃집에서는 꽃 사이즈에 따라 8만~10만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꽃 가격이 오르자 구입한 꽃다발을 사용 후 중고 사이트에 내놓는 등의 거래도 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 서초구 양재동 꽃 시장은 다소 한산했다. 이곳에서 30년째 꽃 가게를 하는 황모씨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대면 졸업식을 앞둬 기대했는데 실망이 크다”며 “작년과 비교해도 손님이 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졸업식에 대한 의미는 없어졌다”며 “가격이 오르고 경기도 안 좋으니 사람들이 꽃을 안 산다”고 설명했다.
실제 꽃 가격은 전년 대비 올해 급등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6~10일 절화(판매용으로 뿌리를 자른 꽃) 장미 경매 가격은 1만2733원으로 전년 동기 (8578원) 대비 48.4% 상승했다. 같은 기간 프리지어는 1단에 2072원에서 2705원으로 30.6% 올랐다. 안개꽃도 1단에 일평균 9150원에서 1만3072원으로 42.9% 뛰었다.
평균 단가 2700원 프리지아 ‘3만원 꽃다발’ 되는 과정
통상적으로 꽃은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3단계의 유통과정을 거친다. 먼저 농부가 꽃을 출하하면 경매장에서 도매 상인들이 구매한다. 그렇게 산 꽃은 꽃 시장에서 다시 소매 상인에게 판다. 이후 꽃집에서 상품으로 만들어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올해 꽃 가격이 급등한 원인은 생산 단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도매업자들은 화훼 농가가 줄며 꽃 가격이 오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꽃 생산단가가 오른 것도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화훼농가는 등유를 사용해 온풍기로 난방을 하는데 등윳값이 크게 올랐다. 한국석유공사 가격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월 면세등유 가격은 1ℓ당 1297원으로 지난해 1월(933원)보다 364원 올랐다. 같은 기간 난방비도 오르며 꽃 생산단가가 올랐다는 것이 상인들 설명이다.
결국 지난해 1388원이던 옐로 프리지아(특3 등급)가 2204원으로 원가가 무려 58.7% 올랐다. 2000원대의 프리지아는 도매시장에서 1단에 1만3000원대에 거래 가격을 형성했다. 여기에는 인건비와 식비 등이 포함됐단 것이 도매 상인의 설명이다. 이후 마포구 일대 꽃집에 문의 결과 프리지아 2단으로 꽃다발을 만들 경우 3만원대로 판매됐다.
이 같은 꽃값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양재 꽃 시장에서 25년 간 가게를 운영했다는 임장빈(65)씨는 “이전에는 조화도 잘 나갔는데 이젠 안 팔린다”며 “꽃은 소비성인데 값이 비싸지니 더 안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농가에서 생산량이 많이 줄며 올해 꽃값이 전년 대비 20% 올랐다”고 덧붙였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