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고 열심히 해볼 생각입니다.”(그룹 NCT 멤버 도영)
“열심히들 산다.”(그룹 소녀시대 멤버 태연이 인용한 영화 ‘부당거래’ 대사)
SM엔터테인먼트가 경영권 분쟁에 이어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를 향한 폭로전으로 연일 도마 위에 오르자 소속 가수들 입으로도 관심이 쏠렸다. 가수들은 성난 팬심을 다독이는 한편 심란한 감정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NCT 멤버 도영은 18일 열린 써클차트 뮤직 어워즈에서 팀을 대표해 올해의 가수상 1분기 음반 부문을 수상한 뒤 “이 상을 받은 건 열심히 고생한 멤버 모두와 그런 멤버들을 사랑하고 응원해주시는 팬 여러분, 곁에서 고생해주는 형·누나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팬들과 형·누나들만 있으면 그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고 열심히 해볼 생각”이라며 “올해 NCT는 더 크고 멋있어질 거다. 더욱 기대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SM 소속 가수가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뒤 이 전 총괄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NCT는 지난해 9월 이 전 총괄과 SM의 프로듀싱 계약이 조기 종료된 뒤 컴백 기자회견에서 “이수만 선생님과 함께하지 않는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며 “‘질주’ 음반이 이수만 선생님이 (SM에서) 마지막으로 프로듀싱한 음반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었다.
그룹 레드벨벳 멤버 슬기는 같은 날 연 팬미팅에서 그룹 뉴진스의 ‘하입 보이’(Hype Boy) 안무를 춰달라는 팬 요청에 춤 일부를 보여준 뒤 “아시죠? 곤란한 일은 절대 안 만들려고 하기 때문에…”라고 말했다. 뉴진스 소속사 하이브가 이 전 총괄 지분을 인수해 SM 대주주가 된 상황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지 않으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SM 평직원 208명은 지난 17일 협의체를 구성해 “하이브의 적대적 M&A와 편법적 이사회 진입 시도에 반대한다”고 발표했다.
그룹 샤이니 멤버 키는 지난 13일 정규 2집 리패키지 음반 발매를 기념해 온라인에서 생방송을 하던 중 “공연을 열고 싶은데 어디에 이야기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회사가 지금 뒤숭숭하다”고 언급했다. 태연은 영화 ‘부당거래’(감독 류승완) 속 한 장면을 SNS에 공유했다. 검사 주양(류승범)이 골프장에서 괴한에게 습격받은 재력가를 보며 “다들 열심히들 산다”고 말하는 장면이다.
한때 SM에 몸담았던 개그맨 박명수는 17일 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에서 “회사에 있는 아티스트들이 상처받지 않고, 계속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만들어져야 할 텐데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 전 총괄을 비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17년 간 SM에서 활동한 가수 겸 배우 김민종은 지난 5일 SM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SM 현 경영진을 작심 비판하고 “저를 비롯한 SM 아티스트의 활동에는 (이수만) 선생님의 프로듀싱과 감각적 역량이 꼭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