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학 위기 정원 감축·학과 개편으로 정면 돌파"

"지방대학 위기 정원 감축·학과 개편으로 정면 돌파"

김용찬 충남도립대학교 총장 취임 2주년 인터뷰

기사승인 2023-03-02 17:22:28
"미래 농업 선도 스마트팜학과 개설... 내년부터 신입생 모집"

충남도립대학교는 220만 도민이 설립한 지역을 대표하는 공립대학이다.

최근 몇 년새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지역인재 유출 등 지방 대학이 위기를 맞고 있지만 충남도와의 밀착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무상교육, 교원 확보, 신입생 충원율, 취업률 등에서 우수성이 입증되며 2024년까지 3년간 일반재정지원대학으로 선정됐다.

충남도민이 가장 사랑하는 도립대의 총장으로 자리매김한 김용찬 총장이 3일자로 취임 2주년을 맞아 인터뷰를 진행했다.

취임 2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성과와 소회를 말해 달라.

김용찬 충남도립대학교 총장.

지난해 전국 공립대 최초로 전액장학금을 지급.무상교육 실행의 첫 단추를 끼웠습니다. 신입생들은 일정 수준의 학점에 도달하면 전액 장학금을 받고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교육부 기본역량진단 평가에서도 일반재정지원대학으로 선정돼 교육품질이 우수한 대학임을 입증했습니다. 

지역산업 구조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지역사회 맞춤형 현장 전문인력을 양성하는데 중점을 두고 추진했는데 성과가 나타나고 있어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 교육혁신을 기반으로 성인학습자의 평생교육과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해 드라이브를 걸고 대학의 새로운 비전을 현실화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대학이 위기를 맞고 있다. 그 와중에 취업이 높은 이유와 비결이 있다면?

학령인구의 감소로 인한 대학의 위기는 이미 예견됐지만, 피부로 실감하지 못했던 게 사실입니다. 반면에 우리 대학 구성원 모두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혁신적으로 대응하였습니다. 

그 결과, 전국 공립대 가운데 취업률 71.5%로 1위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취업률 제고를 위해 전문 취업 컨설턴트 3명이 상주하여 일대일 개별면담을 하고, 진로탐색부터 경력관리, 실전취업, 사후관리 등 단계별 취업프로그램을 운영하였습니다.

또 학과별 취업브리지 교수를 선정하는 등 입학부터 졸업까지 모든 교수님들과 교직원들의 혁신적인 도전 의식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어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 향상을 위해 장학금은 물론, 인터넷 강의 지원, 취업 등에 필요한 자격증 시험 및 취업특강, 기자재, 환경개선 운영비 등을 아낌없이 지원하는 등 면학 분위기를 높인게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따라서 학생들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대학이 될 수 있도록 학생중심의 정책을 성실하고 꿋꿋하게 펼쳐나가겠습니다.

총장으로서 교육 철학과 대학의 운영방안은? 

우리는 두갈래 길 앞에 서 있습니다. 시대변화에 따라 전에 없는 교육과 새로운 가치를 발굴해야 하는 과제가 한 길이라면, 다른 한 길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간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과제입니다. 

전문대는 실용이 우선이나, 공립대는 공공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주어진 기존체제의 기준에 따라 취업 경쟁력을 높이이는 것이 현실적인 과제입니다. 

학생들 교육에 있어서도 4차산업혁명 시대에 창의적이고 유능한 인재 양성도 중요하지만, 그 중심에는 언제나 인성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인성이 없는 창의성은 결코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와 더불어 지역사회와 밀접한 관계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시장이 해결할 수 없는 교육복지를 실현하고, 지역인재 양성을 통해 지역균형 발전을 도모하는 일이야말로 장기적으로 국가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바람직한 협력 방안이라 생각합니다. 

학령인구 감소, 대학간 경쟁, 재정 등 대내외 과제들이 많다. 해결책이 있다면? 

우리 대학은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가 무엇인지 신중하게 검토하고 개발하여 상생 모델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위기의식은 혁신과 변화의 필요성을 제기한다는 점에서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년 12만 3천명 학령인구 부족이 예상되는데 시대적 흐름에 맞는 학과 구조개편을 통하여 실질적으로 충남형 인재를 양성하는 데 주안점을 두려고 합니다.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학과는 과감한 드라이브를 통해 정원감축과 학과 개편을 단행할 것입니다. 

재정 문제와 관련해서는 경직성 경상경비 절감하는 등 제한된 재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한편, 국가·지방자치단체 공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재정을 확충하고, 미래준비를 위해 발전기금 확충에도 노력할 계획입니다. 

김용찬 충남도립대 총장이 충남형 인재양성에 대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충남형 인재양성을 위한 새로운 대안이 있다면?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학생 미충원이 지방대와 전문대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미충원으로 인해 교육의 질이 저하되거나 폐교 위기 대학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를 방치할 경우 경제 위축과 일자리 감소로 이어져 지역 위기는 물론 대학 경쟁력까지 악화할 것입니다. 

교육부에서는 스마트팜학과를 첨단신기술분야로 선정하고, 지역사회수요 및 시대요구의 선제적 대응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이 충남의 중앙이면서 농촌지역인 청양에 위치함, 고령화·인구소멸 지역으로서 지구 환경변화와 식생활 변화에 적극 대처하면서, 지역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학과를 신설할 계획입니다. 

기존 농업의 한계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은 대안으로 스마트팜학과를 개설해 내년부터 신입생을 모집할 예정입니다. 

사물 인터넷(IoT), 빅데이터, 모바일 기술 등을 농업 현장에 도입하여 작물의 재배 및 생산성의 효율을 혁신적으로 높일 수 있는 스마트팜융합 인재를 양성해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가지 않고 지역에 남아 상생하며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국내 대학 최초로 반값에 이어 전액 무상교육 시대를 열었다. 학생들의 반응은? 

전액 장학금은 ‘그 누구라도 경제적인 이유로 학업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책무를 수행하는 일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지난해 재학생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을 한 결과, 무상교육이 우리 대학을 선택하는 데 ‘많은 영향을 주었다’라는 응답이 41%로 매우 높았습니다. 반면 선택에‘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응답은 6.4%에 불과했습니다. 

이처럼 학부모, 재학생 등은 학업에 대한 열정은 높지만, 재정적인 부담을 안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재학생들이 아르바이트 대신 학업에 전념한다면, 보다 좋은 곳에 취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이는 곧 지역사회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로 자리 잡게 될 것입니다. 

충남도립대 하면 우선 공직 진출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비결은?

우리 대학은 개교 이래 꾸준히 공직자를 배출, 지난 1월 기준 총 1056명이 공직에 진출했는데, 2020년도에는 개교 이래 가장 많은 79명을 배출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67명을 배출하여 공직진출 특성화대학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러한 성과를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은 2008년부터 운영해 온 공채지원 프로그램이 뒷받침한 덕분인데, 공직 희망 학생에 대하여 입학 때부터 전공 분야별 맞춤형 집중 강의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토지행정학과의 경우 19년~21년까지 매년 23명, 지난해19명이 공직합격을 하였으며, 지적기사 국가지정 공식시험장을 대학에 유치했습니다.

또한 분기마다 모의고사를 실시, 성적우수자를 선발하여 스터디카페로 꾸며진 공공인재관에서 심층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인재양성을 위한 복수학위제 등 글로벌 프로그램을 소개해 달라. 

우리대학 글로벌 프로그램은 복수학위제, 해외인턴십, 어학연수 등 크게 3가지로 압축됩니다.

먼저, 복수학위제는 글로벌 인재 양성 및 해외 취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임. 캐나다 스프롯쇼 대학 및 존 카사블랑카, ITD캐나다 등에서 복수로 학위를 취득하여 전공계통 해외 취업을 연계하고 있습니다.

현재 30명이 현지 취업에 성공함과 동시에 일부는 영주권을 취득하여 해외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해외인턴십은 캐나다 스프롯쇼 대학에서 직접 영어연수와 유급 인턴십 과정을 진행하며, 2009년부터 미국, 싱가포르, 호주, 캐나다 등에서 61명의 재학생이 인턴십을 마치고 해외 취업의 기회를 얻고 있습니다. 

동‧하계 어학연수는 영어 회화 능력 배양을 통해 글로벌 마인드를 함양하는 게 목적입니다. 

앞으로 국제적 전문기술 인력 양성을 통해 취업 영역을 확대하고, 더 많은 해외 우수 대학과 교류를 통해 다양한 글로벌 교육 과정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나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학과 지역이 상생발전 하는 것은 단순히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의미를 넘어 보다 단단한 지방자치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작은 농촌지역에 위치하다 보니 교육여건과 문화생활에 제약이 따르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각종 자격증 취득과 공직취업 특강, 실습에 필요한 기자재와 환경개선 등 여느 대학보다 뛰어난 학습환경을 지원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학생들도 열정과 끼를 가지고 마음껏 공부하고, 이에 필요한 지원은 대학이 하겠습니다.

지역혁신(RIS) 공유대학에 적극 참여하여 지역산업연계형 인재를 양성하는 등 우리 학생들이 지역사회와 지역산업체에 스며들어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대학이 되겠습니다. 

또 기업체 간 유기적인 산학협력 활동을 촉진하고, 가족회사를 확대하고, 지역사회가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 성심성의껏 지원해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용찬 총장은 충남 논산 출신으로 1992년 제36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했으며 충남도와 행정안전부, 대통령 비서실 등에서 근무했다. 충남도에서는 혁신정책기획관과 도청이전추진본부장, 의회사무처장, 기획조정실장을 거쳤으며 제35대 행정부지사를 역임했다.

내포=홍석원 기자 001hong@kukinews.com
홍석원 기자
001hong@kukinews.com
홍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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